새해 첫날부터 군 경계에 구멍이 뚫렸다.
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새해 첫 날인 1일 강원도 동부전선 최전방 철책을 뚫고 월북하는 일이 발생했다. 합동참모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1일 오후 9시 20분경에 동부전선 비무장지대 안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 한 명이 포착됐다. 그는 오후 10시 40분 경에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했다.
당시 군은 이 사람을 감시장비로 포착했다. 그리고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작전 병력을 DMZ 지역으로 투입했지만 잡지 못했다. 이후 상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오후 6시 40분 경 해당 인물이 GOP 철책을 넘는 장면이 과학화 경계감시장비에 포착된 것이 드러났다.
현재 철책을 넘어 월북한 인물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리고 북한군의 특이 동향 또한 발견되지 않았다. 일단 합동참모본부 측은 우리 국민에 대한 보호 차원에서 2일 아침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이와 관련된 대북 통지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제 북한의 발표가 없다면 이 사람의 상황은 알 방법이 거의 없는 셈.
특히 일각에서는 북한의 민감한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020년 7월 인천에서 배수로를 통해 20대 탈북민이 다시 월북했을 때 뿐만 아니라 2020년 9월 실종된 40대 공무원이 북측 해역에서 총살을 당할 때도 북한은 코로나19 감염 의심자가 월북했다거나 국가 비상 방역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군의 경계가 또다시 구멍났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월북자가 민간인 통제선인 GOP 철책을 넘은 뒤 약 세 시간 동안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후 상황을 파악해 신병 확보를 위한 작전에 돌입했지만 결국 작전에 성공하지 못했고 해당 인물 또한 월북에 성공했다.
게다가 이번 월북 사건이 발생한 부대는 사건과 사고가 연달아 발생해 지휘관의 '무덤'으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부대가 강원도의 험준한 산악 지역과 긴 해안을 함께 경계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이렇게 사건과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고. 2012년 '노크 귀순'으로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지난 2020년 11월에 이곳에서는 북한 남성이 최전방 철책을 넘어 14시간 30분 만에 GOP 철책 1.5km 남쪽까지 이동한 상황에서 기동수색팀에 발견된 일도 있었다. 당시 초동 조치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군은 이 부대에 과학화 경계감시장비 성능 개선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이번에도 월북자를 사전에 저지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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