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기준이 달라지면서 자동차 회사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보조금을 더 받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춰야 할 판이 됐다.
보조금이 실제 구매 가격으로 연동되는 만큼 무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추후 출시할 차량은 물론 기존 차량에 대해서도 가격을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2년 전기자동차 보조금 업무처리지침 개편안'을 통해 올해 1대당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을 낮추는 대신 지원 물량을 2배 이상으로 확대했다.
특히 보급형 차량(모델)을 육성하기 위해 구간별 보조금 지원 상한액을 인하했다. 5500만원 미만에 100%를 지원하고, 5500~8500만원 미만은 50% 지원한다. 8500만원 이상은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달라진 보조금 기준에 앞으로 나올 차량 가격 정책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차 '아이오닉6'와 한국GM '볼트EUV', 아우디 'Q4 e-트론' 등이 출시를 계획 중이다.
아이오닉6와 볼트EUV의 경우, 기존 아이오닉5와 볼트EV 가격을 고려할 때 5500만원 이하가 유력하다. 아이오닉5는 롱레인지 프레스티지 모델 가격이 5455만원이며, 볼트는 4000만원대이다.
아우디가 올해 출시할 예정인 Q4 e-트론도 가격을 5500만원 이하에 맞출 가능성이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이 고객들의 실제 구매 가격이랑 연동되는 만큼 판매 확대를 위해 가격을 기준선에 맞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첫 전기차 폴스타2를 선보이며 롱레인지 싱글모터의 기본 가격을 5490만원으로 책정했다.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는 가격이다.
남은 관건은 기존 차량의 가격 조정이다. 제네시스 GV60의 가격은 5990만원이다. 기존에는 보조금 100%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50%만 받을 수 있게 됐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해 7월 선보인 전기차 EQA 역시 가격이 5990만원이다. 지난해 818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는 400만원대 금액만 지원받을 수 있다.
지난해 50%의 보조금을 지급받은 테슬라 모델Y 퍼포먼스(8699만원)는 올해 아예 보조금을 받기 어려워졌다.
일부에서는 기존 차량의 가격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브랜드 이미지 등을 고려했을 때 가격을 낮추는 것에 대한 실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격 조정은 민감한 부분으로, 아직 검토한 바 없다"며 "기존 차량 가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사진]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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