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
수도권에 이틀 동안 집중호우가 내려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8일부터 9일까지 수도권 지역에는 3~400mm 안팎의 폭우가 쏟아졌다. 서울시 관악구와 동작구, 강남구 등 한강 이남 지역이 물에 잠기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고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지역에서도 어마어마한 폭우로 집과 차량이 침수되거나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수도권에 폭우가 내리는 동안 많은 직장인들 또한 불편을 겪었다. 폭우가 쏟아질 때 직장인들은 대부분 회사에 있었다. 퇴근을 해야하지만 엄청난 폭우로 인해 일부 지하철이 침수되고 버스 또한 운행하기 힘들어 대중교통이 정상적으로 운행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퇴근을 하지 못한 직장인들도 많았다.
직장인들 입장에서는 이렇게 퇴근을 하지 못할 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그저 회사 사무실에서 하룻밤을 보내거나 근처 숙박업소에서 자는 것. 회사 내에 잘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직장인 입장에서는 다음날 근무를 위해서 숙박업소를 방문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런데 이번 집중호우 기간 동안 일부 숙박업소에서 바가지 요금을 받아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매일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회사가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강남구 등에서 일부 숙박업소가 가격을 높여 받았다. 평소 평일 기준으로 1박에 9~12만원의 숙박료를 받는 업소귿ㄹ이 폭우 기간에 25~30만원까지 가격을 높였다는 것.
실제로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한 모텔은 스탠다드 룸 기준으로 평소 9만원을 받던 숙박비를 30만원으로 책정했다. 무려 세 배 이상 가격을 올린 것. 역삼역 근처에 위치한 모텔 또한 평소 17만원 가량 하던 방을 25만원으로 올려 가격을 책정했다. 폭우로 인해 퇴근길이 끊긴 직장인을 노렸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로 인해서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논란이 일고 있다. 30만원에 달하는 가격은 특급호텔의 1박 가격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재난 상황 속에서 이렇게 폭리를 취하는 건 옳지 않다"라면서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하지만 이렇게 가격을 많이 받는 것은 심하다"라는 비판적인 의견을 취하고 있다.
모텔을 운영하는 일부 자영업자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들 또한 폭리를 취하는 모텔 업주들을 향해 "이런 이기적인 자영업자들 때문에 다른 모텔 업주들까지 도매급으로 비판을 받는 것"이라면서 "만일 차라리 무료로 직장인들을 숙박하게 해줬다면 훈훈한 미담으로 '돈쭐'이 났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반론 또한 만만치 않다. 숙박업소 특성 상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유동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다는 것. 한 네티즌은 "휴가철에 휴가지 숙소 가격이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은 정해진다. 대한민국은 엄연한 자본주의 사회다"라고 주장했다.
숙박업소에만 이러한 비판이 쏟아지는 것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네티즌은 "이번 폭우 때 침수된 차량을 빼내기 위해 견인차를 불렀는데 50만원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라면서 "강남 지역이라면 PC방이나 찜질방도 많다. 결국 개인의 선택이다. 이것을 숙박업소에만 비판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오펀 (www.ohfun.net)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ohfu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