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전철이요? ㅋㅋ 언제적 말이에요?"
최근 지하철을 전철이라고 말했다가 올드하다는 핀찬을 들었던 적이 있다.
아마도 핀찬을 했던 사람은 1호선이 개통됐던 당시 외부로 다니던 열차를 전철이라고 지칭하고 그 후 지하로 다니는 열차를 지하철로 부르는 것으로 생각한 듯.
그래서 지하철이 올바른 표현이고 전철이라는 표현은 그 옛날 1호선부터 이용했던 아재들이 쓰던 옛날 말 정도로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한번 정리해본다. 누가 맞는지.
![전철](/contents/article/images/2022/0914/1663151753930724.jpg)
1.전기로 달리는 열차가 전차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하철은 지하로 다니는 열차라는 뜻이고 전철은 전기로 다니는 열차라는 뜻이다.
그러니 엄밀하게 단어의 용례를 따져보면 지하철은 틀린 표현이고 오히려 전철이 더 맞는 말이다.
왜냐하면 서울의 지하철만 봐도 지하가 아닌 바깥으로 나와서 외부에서 달리기도 하고 정차하기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그러니 항상 지하로만 이동하는 것이 아닌데도 이 열차를 지하철이라고 부르는 건 잘못된 것이고 오히려 전철이라고 부르는 것이 논리적으로는 맞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이것을 '지하철'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렇다면 이 명칭은 잘못된 것일까?
![기차3](/contents/article/images/2022/0914/1663151804534689.jpg)
2.지하철은 그냥 지하철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왜냐하면 지금은 거의 모든 열차들이 전기로 운영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도시의 지하철은 물론 KTX, SRT, ITX-청춘, ITX-새마을 같은 모든 기차들도 지금은 전기로 운용된다.
따라서 이들 열차는 사전적으로는 모두 전차라고 부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별도의 명칭으로 부른다.
그래서 지하철을 지하철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면 전차가 무엇을 정확하게 의미하는지 애매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된다.
"지하철은 그냥 지하철로 부르기로 한다"
![전철노선도](/contents/article/images/2022/0914/1663152003234573.jpg)
3.지하철을 전철이라 부를 순 있어도 전철은 지하철이 아니다
지하철은 지하로 주로 이동한다는 지하철의 특성을 의미하는 뜻에서 지하철로 이름을 붙였다.
따라서 지하철은 지하철이고 전철은 이 지하철을 의미하기엔 부족한 단어가 된다.
전기로 이동하는 모든 열차가 전철인 만큼, 이 전철은 이제 더 이상 일상적으로는 쓰지 않는 단어가 된 것.
단, 예외적인 용례가 하나 있긴 하다.
광역철도라는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이동 수단이 있는데 광역자치단체간의 이동을 위해 만든 철도를 의미한다.
문제는 이 광역철도가 지하철과 연결되면서 광역전철이라는 신조어가 쓰이게 된 것.
그래서 지하철 노선도를 찾다가 보면 '지하철노선도' 또는 '수도권(광역)전철노선도' 등의 이름이 혼용되어 쓰이는 걸 볼 수 있다.
아. 좀 헷갈리는 건 어쩔 수 없지.
![지하철](/contents/article/images/2022/0914/1663151947480074.jpg)
이야기를 풀다보니, 의도와는 반대로 지하철을 전철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재스럽다는 걸 반박할 수가 없게 됐다.
지하철은 전철이지만 전철은 지하철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의 지하철을 과거에 전철이라고 부르던 아재들은 실제로도 1호선이 개통됐을 때, 외부로 운행되던 그 열차를 전차로 불렀다.
그러나 지금의 지하철은 전철로 분류될 수는 있지만, 명칭으로는 전철이 아닌 지하철로 부르는게 확실하게 맞다.
오 이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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