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전철이요? ㅋㅋ 언제적 말이에요?"
최근 지하철을 전철이라고 말했다가 올드하다는 핀찬을 들었던 적이 있다.
아마도 핀찬을 했던 사람은 1호선이 개통됐던 당시 외부로 다니던 열차를 전철이라고 지칭하고 그 후 지하로 다니는 열차를 지하철로 부르는 것으로 생각한 듯.
그래서 지하철이 올바른 표현이고 전철이라는 표현은 그 옛날 1호선부터 이용했던 아재들이 쓰던 옛날 말 정도로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한번 정리해본다. 누가 맞는지.
1.전기로 달리는 열차가 전차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하철은 지하로 다니는 열차라는 뜻이고 전철은 전기로 다니는 열차라는 뜻이다.
그러니 엄밀하게 단어의 용례를 따져보면 지하철은 틀린 표현이고 오히려 전철이 더 맞는 말이다.
왜냐하면 서울의 지하철만 봐도 지하가 아닌 바깥으로 나와서 외부에서 달리기도 하고 정차하기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그러니 항상 지하로만 이동하는 것이 아닌데도 이 열차를 지하철이라고 부르는 건 잘못된 것이고 오히려 전철이라고 부르는 것이 논리적으로는 맞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이것을 '지하철'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렇다면 이 명칭은 잘못된 것일까?
2.지하철은 그냥 지하철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왜냐하면 지금은 거의 모든 열차들이 전기로 운영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도시의 지하철은 물론 KTX, SRT, ITX-청춘, ITX-새마을 같은 모든 기차들도 지금은 전기로 운용된다.
따라서 이들 열차는 사전적으로는 모두 전차라고 부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별도의 명칭으로 부른다.
그래서 지하철을 지하철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면 전차가 무엇을 정확하게 의미하는지 애매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된다.
"지하철은 그냥 지하철로 부르기로 한다"
3.지하철을 전철이라 부를 순 있어도 전철은 지하철이 아니다
지하철은 지하로 주로 이동한다는 지하철의 특성을 의미하는 뜻에서 지하철로 이름을 붙였다.
따라서 지하철은 지하철이고 전철은 이 지하철을 의미하기엔 부족한 단어가 된다.
전기로 이동하는 모든 열차가 전철인 만큼, 이 전철은 이제 더 이상 일상적으로는 쓰지 않는 단어가 된 것.
단, 예외적인 용례가 하나 있긴 하다.
광역철도라는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이동 수단이 있는데 광역자치단체간의 이동을 위해 만든 철도를 의미한다.
문제는 이 광역철도가 지하철과 연결되면서 광역전철이라는 신조어가 쓰이게 된 것.
그래서 지하철 노선도를 찾다가 보면 '지하철노선도' 또는 '수도권(광역)전철노선도' 등의 이름이 혼용되어 쓰이는 걸 볼 수 있다.
아. 좀 헷갈리는 건 어쩔 수 없지.
이야기를 풀다보니, 의도와는 반대로 지하철을 전철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재스럽다는 걸 반박할 수가 없게 됐다.
지하철은 전철이지만 전철은 지하철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의 지하철을 과거에 전철이라고 부르던 아재들은 실제로도 1호선이 개통됐을 때, 외부로 운행되던 그 열차를 전차로 불렀다.
그러나 지금의 지하철은 전철로 분류될 수는 있지만, 명칭으로는 전철이 아닌 지하철로 부르는게 확실하게 맞다.
오 이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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