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한국 가정집에 방문하게 되면 예외없이 굉장한 충격을 받는 대목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냉장고인데요.
대부분의 가정에는 대용량 냉장고가 있죠. 그리고 그 안에는 거의 예외없이 음식들로 꽉꽉 채워져 있습니다.
![냉장고를 부탁해](/contents/article/images/2022/0923/1663908730870069.jpg)
그리고 외국인들이 더욱 놀라는 것은 냉동고에는 더 많은 음식들이 채워져 있다는 건데요.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말하는 외국인들.
그러나 이런 모습은 우리에겐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죠.
대체 외국인들은 왜 이렇게까지 놀라는 걸까요?
이 현상에 대해 한번 분석해봤습니다.
1.한국인은 많이 먹는다
문화적 차이를 논하기 전에 일단 한국인은 많이 먹는다는 대목부터 얘기할 필요가 있죠.
정확한 통계나 조사는 없지만, 아마도 한국인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먹는 민족 중 하나임은 분명합니다.
어쩌면 1위일 지도 모릅니다.
대한제국 시기 한국에 온 선교사들이 남긴 기록에는 한국인의 엄청난 식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당시 기준으로 봐도 일본인의 3배, 자신들보다 2배 정도 먹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죠.
![한국인 먹성](/contents/article/images/2022/0923/1663908796195431.jpg)
요즘도 그럴까요?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여전히 한국인은 많이 먹습니다. 그것도 외국인들이 보기에 깜짝 놀랄 정도로 먹죠.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경험한 문화충격 중에는 "저렇게 많이 먹는데 왜 살이 안찌냐"는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2.한국에만 있는 반찬 시스템
한식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반찬이라는 문화, 또는 시스템입니다.
이 반찬은 세계 여러 나라의 식문화와 비교해봐도 참 독특데요, 이 반찬 시스템을 외국인들은 아직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반찬은 주식인 밥을 먹기 위해 곁들이는 음식으로 보통 부식, 또는 밑반찬이라고 불리는데요, 특히 국이나 찌게와 구별하고 때때로 식탁 중심을 채우는 메인요리와 구분하기 위해서 밑반찬이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반찬](/contents/article/images/2022/0923/1663908892654715.jpg)
그런데 이 반찬은 대부분 바로 조리해서 먹는 요리가 아닙니다. 저장음식이죠.
꼭 저장음식이 아니더라도 곧바로 반찬을 만들 수 있는 가공된 식재료도 많습니다.
이는 밥을 편하고 빨리 차려서 먹을 수 있고 그러면서도 영양과 맛을 추구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시스템입니다.
찬의 종류가 몇 개냐에 따라 식단의 풍성함이 바뀌는데, 이를 보통 5찬, 7찬, 10찬 이런 식으로 부르죠.
그래서 한국인의 냉장고에는 기본적으로 이런 밑반찬이 가득하게 됩니다.
집에서 밥을 많이 먹는 4인 가족의 경우는 예외없이 냉장고가 꽉 차는 거죠.
3.김치냉장고의 위용
한국인의 소울 푸드 김치는 결국 냉장고를 나와 김치냉장고로 이사 간 지가 좀 돼었습니다.
그래서 외국인들 사이에서 한국인은 보통 냉장고를 2개 쓴다는 소문이 퍼진 적이 있죠.
김치냉장고라는게 전세계에서 한국에만 존재하는 가전이다보니, 외국인 누가 봐도 냉장고를 2개나 쓰는 한국인은 부자라며 오해받기도 하죠.
![김치냉장고](/contents/article/images/2022/0923/1663909018855048.jpg)
김치냉장고의 개념을 모르고 문을 열어본 외국인들은 정말 놀랩니다.
"냉장고 하나에는 김치가 가득차 있어!"
아닙니다. 잘 보면 김치 외에도 과일과 다른 식재료들도 많이 들어 있습니다.
김치냉장고라는게 우리의 생활방식에 맞춰 정교하게 발전되다보니, 점점 김치 외에도 다른 걸 보관하기가 일반 냉장고보다 더 훌륭한 가전이 되었죠.
그래서 많은 가정의 김치냉장고는 여러 과일이나 식재료를 보관하는 용도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때문에 김치냉장고도 점점 대용량화하고 이게 또 우리들의 식재료 저장 성향을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4.간식과 간편식
한국은 모두가 인정하는 간식 천국입니다.
간식이란 식사와 식사 사이에 허기를 달래기 위해 먹는 음식인데, 이 장르의 발전이 전세계 최상위급이죠.
우리나라 말고도 간식이 발달한 나라들이 좀 있습니다만, 그 나라들과 우리의 차이점은 언제부터인지 우리의 간식들이 대부분 레토르트화되었다는 겁니다.
어쩔 수 없는 현상이죠.
우리가 오랫동안 먹어 온 간식들이 이제는 길거리 상점에서 쉽게 구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니 이것이 레토르트화되어 냉동고에서 대기 중인 상황이 된 겁니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냉동고쯤은 쉽게 채울 수 있죠.
![간편식](/contents/article/images/2022/0923/1663909071768006.jpg)
그런데, 여기에 HMR이라는 간편식 시장이 커졌습니다. 죽이나 국 등의 간편한 음식 외에도 복잡한 요리 마저도 이제는 냉동고에 저장할 상황인 거죠.
이 때문에 한국의 가정은 점차 일반냉장고 1개+김치냉장고 1개를 넘어서 일반냉장고 2개+김치냉장고1개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점점 저장할 음식이 늘어나는 겁니다.
5.한국인의 '저장성향'?
어떤 외국인은 한국인의 냉장고를 들여다 보고 이런 분석을 하기도 했습니다.
"분단국가인 한국은 아무래도 전쟁이 날 것을 우려해 냉장고에 한 달 분의 음식을 저장하는 것 같다"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위기를 대비한 저장성향의 생활습관을 갖게 됐다는 겁니다.
훗. 그럴리가요.
만일 이런 성향이 있었다면 코로나19가 위급했던 시절 한국인들의 이 성향은 더 강해졌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죠.
![삼성 포슬린 냉장고](/contents/article/images/2022/0923/1663909152893681.jpg)
한국인은 그저 많이 먹는 민족입니다. 심지어 그냥 많이 먹기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음식을 맛있게 먹는 걸 좋아하죠.
게다가 이것을 극도로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싶어합니다.
그 결과 더 많이, 다양하게, 맛있게 먹기 위해 식품산업과 저장장치를 고도화한 민족이죠.
이렇게 따지고 보니 우리의 냉장고에는 외국과는 달리, 생각보다 우리의 특별한 생활문화가 정말 많이 녹아져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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