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단 한번뿐인 결혼식을 망쳐버린 시동생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못한 신부의 사연이 화제로 떠올랐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내 결혼식에서 청혼한 시동생'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최근 결혼했다는 20대 후반의 여성 A씨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자다가도 열 받아 벌떡벌떡 깬다. 속은 뒤집어지고 복수할 방법을 찾고싶어서 글을 쓴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A씨의 남편보다 3살 어린 시동생은 결혼 전부터 A씨에게 눈치도 버릇도 생각도 없게 굴었다고 한다.
그러다 결혼식 2주 전쯤 시동생은 A씨가 운영하고 있는 브런치 카페로 찾아와 "여자친구에게 토요일 저녁 7시에 프로포즈를 할건데 형수님 가게가 너무 예쁘니 빌려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A씨 입장에서 매출도 가장 좋은 주말, 그것도 손님들이 제일 많이 몰려오는 저녁 시간대에 가게를 닫기 곤란했다.
특히나 초여름 저녁 선선한 바람이 불어 브런치 카페로서는 특성수기를 맞이한 터라 A씨는 절대 안된다고 못을 박았다. 매출도 매출이지만 한두 번 운영 시간이 어긋나기 시작하면 손님들이 실망해 발걸음이 줄어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대로 물러설 시동생이 아니었다. 바로 시어머니에게 바로 일렀는지 잠시 후 시어머니가 전화해 좀 섭섭하다고 말했다. 이에 A씨도 하나하나 설명하며 시어머니의 마음을 바꾸었고 잘 마무리된 듯 싶었다.
마침내 결혼식 당일, 잘 진행되던 예식 도중 사회자는 갑자기 축가가 있다고 발표했다. 예정돼있던 축가는 한참 후였는데 말이다.
신랑, 신부 A씨 모두 어리둥절해 있는데 시동생이 등장해 "형에게 서프라이즈로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승기의 '결혼해줄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때만 해도 제법 기특해보이기도 하고 감동을 받을 뻔 했지만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노래가 끝나갈 무렵 시동생이 하객석에 앉아있던 자신의 여자친구를 불러내더니 "나와 결혼해줄래"라며 반지를 내민 것이다. 순간 하객도 당황하고 청혼을 받은 여자친구도 당황했다.
A씨는 이 대목에서 "남 결혼식에서 무슨 짓이냐. 신랑 신부가 주목받고 축하받아야할 자리에 프로포즈가 가당키나 하냐"며 다시 한번 분노를 쏟아냈다.
당시 A씨는 당장 뛰쳐가서 시동생 머리를 잡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드레스를 갈아입으러 신부대기실로 갔다. 대기실로 들어서자마자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신랑과 양가 부모님은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고, 어그러진 분위기에 파티 형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던 2부 순서는 모두 취소되고 말았다.
그렇게 황당한 결혼식이 끝난 후 시동생은 A씨에게 전화로 사과를 하기는 커녕 "그게 뭐가 그리 기분 나쁜 일이냐. 기쁜 잔치날 자기가 더 잔치할 분위기 만들어 준건데. 일가친척 모인 자리에서 자기 여자친구를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해 A씨의 속을 더 뒤집어 놓았다.
기가 찬 A씨가 "그 결혼식은 나와 남편이 축하받는 자리지 네가 결혼 약속하라고 만든 자리가 아니다"라고 화를 내니 시동생은 "그럼 그때 가게 순순히 빌려주지 그랬냐"며 본색을 드러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른 A씨는 시동생을 보기 싫어 결혼식 이후 시댁에 인사도 드리러가지 않고 있다. 시어머니만 신혼집에 찾아와 A씨에게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고 있는 상황.
끝으로 A씨는 "시동생 장가가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 시원한 복수법을 알려달라"며 이야기를 마쳤다.
이 사연에 누리꾼들은 "시동생 결혼식에서 신부 복장으로 하고 리마인드 웨딩을 하라", "나같아도 시동생 다신 안본다" 등 A씨에 공감하며 다양한 복수법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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