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수유 직후 피를 뽑았다가 심정지를 일으켜 뇌손상을 입은 1개월짜리 영아와 가족에게 병원이 3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13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A양은 생후 1개월 만인 2010년 1월 기침 때문에 양천구 소재 대학병원에 방문했다가 채혈 직후 무호흡, 청색증 등 심정지를 일으켜 영구적인 장애를 입었다.
대기시간에 모유를 먹던 A양은 의료진의 손에 이끌려 곧장 채혈을 받았다가 손끝이 하얗게 변하고 팔이 파랗게 되는 등 급격히 상태가 나빠졌다.
A양은 심폐소생술 끝에 위급 상황을 넘겼지만 MRI를 촬영한 결과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뇌 일부가 위축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A양은 간질 진단을 받았고 4살이 됐는데도 걷지 못하고 인지나 발달이 또래보다 크게 떨어져 언어능력이 1세 5~6개월 수준으로 나타났다.
영아의 경우 수유 직후 자극을 받으면 토하면서 기도가 막힐 수 있어 응급상황이 아닌 이상 음식물이 위를 통과하기까지 1~2시간 기다린 뒤 의료행위를 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어진 재판에서 판사는 "A양 가족에게 총 3억1천4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채혈 직후 A양이 이상 징후를 보여 어머니가 2차례 알렸지만 간호사가 '괜찮다'며 상태를 살피지 않았고, 어머니가 소리를 지르자 비로소 확인했다"며 "의료진이 경과 관찰을 소홀히 한 과실도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A양이 채혈뿐 아니라 이미 감염돼 있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가 원인이 돼 심정지가 일어났던 점 등을 근거로 병원의 배상 책임을 30%로 제한했다.
이 소식에 누리꾼들은 "평생 안고 가야하는 장애인데 3억은 너무 적다", "안타깝다", "의료사고 때문에 요즘 병원가기 무섭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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