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에서 '성적 지표'라는 뜻으로 쓰이는 단어 '내신'.
'내신(內申)'은 한자 그대로 풀이하자면 비밀 편지라는 뜻이다.
부모님께 보여주고 싶지 않은 편지인건 맞지만 어째서 공식적인 단어에까지 비밀편지라는 뜻이 들어간걸까.
'내신'이란 단어의 유래가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2011년 출판된 '왜 학교는 불행한가'에서 지은이 전성은은 다음과 같이 '내신'의 유래를 설명했다.
일제강점기에 선생님이 되려면 사범학교에 들어가야하는데 들어가기 매우 어려웠다. 좋은 성적은 물론, 사상을 보장하는 보통학교 교장의 추천서를 받아야했기 때문이다. 이 추천서는 '이 학생은 절대로 독립사상을 가르칠 염려가 없는 학생'이라는 일본에 대한 충성 보증서인 셈이다. 이 추천서가 없으면 입학을 할 수 없는 데가 사범학교였다. 그 추천서는 갈색 봉투에 넣어 봉하고 봉한곳에 네모난 붉은 도장을 찍어 아무도 열어봐서는 안된다는 표시를 한다. 소위 기밀문서인 셈이다. 이 추천서를 내신(內申, secret letter)이라고 하는데 말하자면 비밀 편지라는 말이다. 왜 그 자랑스럽지 못한 용어를 '내신 성적'이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도 사용하는지 모르겠다. |
즉 내신은 독립사상을 거부하고 일제에 충성하는 친일파임을 증명하는 문서였다.
누리꾼들은 "수능은 수학능력시험인데 내신은 뭔가 했더니...헉", "소름끼친다", "이런 일제의 잔재를 아직까지 쓰고 있다니" 등 충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지금도 내신은 특히 성실성과 사회에 순응하는 수준 척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이런 단어가 바뀌지 않고 그대로 쓰이면서 알게모르게 사람들 생각에 스며든 것 같다"고 했다.
이 내용이 알려지면서 "지금이라도 '학교 성적'이라고 부르는 등 단어를 바꿔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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