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상징 김연경 선수가 후배 선수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엔트리 14명을 채우지 못한 현실에 답답함을 드러냈다.
7일 오전 홍성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제 19회 아시아 여자배구 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필리핀으로 향했다.
이번 대회는 내년 아시아선수권 시드 배정의 기준이 될 성적을 내는 경기인데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지역 예선을 겸할 가능성이 있어 매우 중요하다 볼 수 있다.
대표팀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김연경이 빠듯한 일정에도 이번 대회 출전을 강행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엔트리 14명 중 1명이 빠진 13명만 출전하게 됐다.
이에 김연경은 출국 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에도 엔트리를 못 채워서 간다는 것이 정말로 답답하다"며 "선수들에게 무리가 돼서 부상이 찾아올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의 열악한 현실을 설명하던 김연경은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 이번 경기에서 빠진 선수의 실명을 거론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 이재영(흥국생명)이 들어왔어야 했다"며 "팀에서도 경기 다 뛰고 훈련까지 소화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번에 빠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중요한 대회만 뛰겠다는 얘기 아닌가. 하지만 제제는 없었다. 고생하는 선수만 고생한다"며 화를 냈다.
또 김연경은 엔트리와 같은 기본적인 지원조차 해주지 않는 배구협회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달 국제배구연맹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에서도 한국 대표팀은 14명이 아닌 12명만 경기에 임했다. 계속해서 국제대회 엔트리를 채우지 못한 것이다.
1996년생인 이재영 선수는 대한민국 여자배구의 차세대 거포라는 별명을 얻으며 유망주로 성장해왔다.
특히 쌍둥이 동생인 이다영 선수와 함께 쌍둥이 자매 배구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두 자매의 어머니는 88올림픽에서 대표팀으로 활약했던 김경희 선수다. 자매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배구선수로 성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재영 선수는 국제대회 엔트리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가면서까지 대회에 불참해 여자배구계 대선배인 김연경은 물론 배구팬들까지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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