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에 위치한 수명고등학교에서 수능시험 도중 방송사고가 일어나 수험생들의 항의글이 폭주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웠다"고 평가받는 국어 시험 중 일어난 사고여서 해당 학교에서 시험 본 수험생들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지난 15일 대학입시전문 온라인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수능날 만점시험지를 휘날리자(이하 수만휘)'에는 이날 수명고에서 방송사고를 겪었다고 주장하는 수험생들의 글 여러개가 올라왔다.
수험생들 글에 따르면 방송사고는 국어 시험과 제2외국어 시험, 총 두 차례나 발생했다.
수명고에서 시험을 봤던 수험생 원모 씨는 '수만휘'에 올린 글에서 "오전 9시 30분쯤 방송으로 라디오가 나왔다. (체감은 더 길었지만) 1분 가량 영어듣기보다 더 큰 음량으로 송출됐고, 라디오 진행자가 말하는 부분과 그 후에 이어진 광고까지 생생하게 다 들렸다"라고 밝혔다.
그는 "수험생 모두가 당황했고 저도 비문학 지문 한창 집중해서 읽던 중에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눈물 나는 거 참으면서 읽던 지문 읽고 또 읽었다. 귀를 막고 고개를 숙이고 별 난리를 쳐도 하나도 안 읽혔다"라고 당시 혼란스러웠던 심경을 전했다.
하지만 고사본부에서는 당황한 수험생들에게 따로 사과나 안내방송을 내보내지 않았다.
시험이 끝나기 직전에서야 본부에서는 라디오가 1분 동안 송출된 만큼 추가시간을 1분 더 주겠다고 통보했을 뿐이었다.
원 씨는 1분 추가시간이 아무 의미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고 당시엔) 아무런 대처나 지시가 없었다. 시험을 재개해야 할지 말지도 판단이 안 섰다"라며 "가장 집중해야 할 시간에 이미 흐름은 다 깨졌고, 집중력은 다 흩어졌고 애들은 불안해서 이미 심리적으로 무너졌다. 저는 그 1분으로 방송 이후 30분이 통째로 무너졌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두 번째 사고는 제2외국어 영역 때 일어났다. 비교적 작은 소리였지만 3분 가량 교사들 대화가 방송으로 나왔다.
본부는 3분 방송사고만큼 수험생들에게 추가시간으로 3분을 줬다.
원 씨는 "방송사고 내봤자 딱 그 시간만큼 추가 시간을 더 주면 책임이 끝나나? 단순히 수명고에 배정받은 수험생들 운으로 치부할 건가. 도대체 누가 어떻게 이걸 보상해주냐. 누가 책임지냐"라며 비판했다.
수명고에서 시험을 치렀던 다른 수험생들도 모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수만휘'에는 "국어 역대급으로 조졌다", "시간 다 되어서 마킹까지 해놓고 검토하는 중에 1분 더 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라는 수험생들 댓글이 달렸다.
한 수험생 학부모는 평가원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학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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