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대표팀이 홍콩에 승리하며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비록 축구 경기 결과는 중국이 이겼을지라도 현장 관객 응원은 홍콩이 압도했다.
중국은 18일 오후 4시 15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3차전 경기에서 홍콩에 2-0 승리를 거뒀다.
전반 7분 중국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 나갔다. 양 팀은 서로 슈팅을 주고받으며 치열한 접전을 펼쳤고 시간이 지나면서 경기는 과열됐다. 38분 홍콩 선수의 태클에 중국 선수가 쓰러져 잠시 일어나지 못하기도 했다.
후반전도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됐다. 후반 24분 중국에 페널티킥 기회가 주어지면서 두번째 골이 터졌고 이대로 경기가 마무리 되면서 중국이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단순히 친선 및 선의의 경쟁으로 치뤄진 경기가 아니었다. 중국 정부의'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 개정 반대에 따른 홍콩 시위에 양측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에서 경기장에는 나라 간 적대적인 감정이 섞인 전운이 감돌았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 대회 조직위원회는 부산경찰청과의 협조를 통해 안전요원 숫자를 1천명까지 늘렸다.
대회 관계자는 "홍콩과 중국전의 경호를 위해 경찰특공대를 비롯해 350명의 경찰 인력이 배치됐다. 사설경호원도 기존 560명에서 640명으로 늘렸다"고 전했다. 대략 1000명의 인원이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경기장 곳곳에는 '정치적 행위와 표현, 정치적 의사표현을 위한 설치물 반입 차별적 언행과 행동'을 금지한다는 경고 문구도 붙었고 팬들이 스타디움 안으로 들어갈 때도 철저하게 소지 물품을 검사했다.
숫자는 홍콩이 훨씬 많았다. 중국 팬들은 20명가량 소수였는데 홍콩은 약 2~300명 대규모 인원이 함께 모여 응원전을 펼쳤다. 함성 역시 홍콩이 경기장을 지배했다. 인원도 숫자도 10배였다.
시작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홍콩 팬들은 반중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국가연주 시간에 '의용군 행진곡'이 연주되자 홍콩 팬들은 야유와 함께 등을 돌리면서 거부 반응을 보였다.
이어 '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는 플랜카드를 흔들면서 '위 아 홍콩(WE ARE HONGKONG)'이라는 구호로 자신들의 외침을 뚜렷하게 나타냈다.
반면 중국의 팬들은 경기 초반 반짝 대응했으나 이후로는 거의 침묵하면서 경기만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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