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전북 지역에 폭설이 내린 가운데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의 터널에서 차량 다중추돌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전북지방경찰청과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3분께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 상행선 남원 사매 2터널에서 탱크로리와 화물차량 등 20여대가 눈길에 미끄러져 잇따라 충돌했다.
사고 충격으로 수산화나트륨(NaOH)을 실은 탱크로리 차량에 불이 붙으면서 터널 부근이 검은 유독가스로 뒤덮였다.
수산화나트륨은 공기 중에 노출되면 수분을 흡수해 뜨거운 열을 발산하며 녹는 특징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터널 내부에 유독가스가 차 있어 구조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장에서 추가 인명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18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45분께 전북 남원시 대산면 순천-완주간 고속도로 상행선 완주방향 사매 2터널 내부에서 사고 수습을 벌이던 구조대원들이 불에 탄 차량에 숨진 채 있던 여성 A모(35) 씨를 발견했다.
A 씨는 전날에 발견된 또다른 여성 B모(39) 씨와 같은 직장 동료인 것으로 알려졌다.
A, B 씨와 함께 같은 차량에 타고 있던 또다른 직장동료 여성 1명은 사고 직후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사망자는 전날 사고현장에서 발견된 대형 트럭 운전사 남성 C모(46) 씨와 남성 D모(59) 씨 등까지 남녀 2명씩 모두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와 함께 현재까지 부상자는 중상 2명과 경상 41명 등 모두 43명으로 파악됐다.
부상자 가운데는 상당수가 여성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중에는 몇몇 일가족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낮 12시 25분께 발생한 터널사고는 712m 길이의 사매 2터널에 진입한 탱크로리가 터널에 진입한 지 약 100m 정도 주행하던 중 갑자기 옆으로 넘어지면서 뒤따라 오던 대형 트럭 2대가 연달아 부딪히면서 불이 붙었다.
전도된 이 탱크로리에는 질산 1만 8000ℓ 정도가 실려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와 함께 발생한 화재로 터널 내는 순식간에 유독가스 등 자욱한 연기에 휩싸이면서 아수라장이 돼 버렸다.
화재 당시 터널 내 폐쇄회로(CC)TV와 전등이 모두 타버리는 바람에 사고 현장 내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면서 구조 작업 등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사고 구간에서는 사고 이후 13시간이 지난 현재까지 차량 진입이 전면차단되고 있으며, 상행선을 이용하던 차량들은 고속도로 회차로를 이용해 하행선 쪽으로 우회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하행선 구간도 여전히 통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슷한 시각 수백m 떨어진 상행선 사매 1터널에서도 승용차 등 차량 5대가 잇달아 충돌했다.
한편 소방당국은 이날 낮 12시58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오후 1시44분께 2단계로 격상하고 경찰 등과 함께 구조 작업과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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