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미담이 이제서야 알려졌다는 사실에 더욱 더 그의 죽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지난 2일 개그맨 박지선이 세상을 떠났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4분경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이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부친이 경찰에 신고했고 집 안에 들어가보니 이미 둘 다 숨진 상태였다고.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추모의 물결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故박지선에 대한 미담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개그우먼 박지선 선생님께'라는 제목의 이 글은 현재 대학교 3학년 학생인 A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는 중학교 1학년 때의 추억을 회상했다. 그는 당시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이로 인해 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간호하느라 자녀들을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장녀인 A가 두 동생을 도맡아 키웠다. 이 와중에 공부는 꿈에도 꿀 수 없었다.
이렇게 힘든 그를 붙잡고 일으켜준 것은 바로 국어 선생님이었다. A의 국어 선생님은 문제집 비용과 급식비 등을 지원해줬다. 하지만 국어 선생님 또한 결혼을 준비 중이었고 재력이 좋은 편도 아니라 계속해서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A는 국어 선생님에게 "나 혼자 공부하겠다"라고 몇 번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국어 선생님은 다른 사람을 연결시켜줬다. 바로 대학교 과 동기인 故박지선이었다. 사정을 듣고 故박지선은 흔쾌히 지원을 해주겠다고 나섰다. A는 '박지선 선생님은 내가 사람으로 살아갈 이유를 깨닫게 해주셨고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우쳐주신 분이다'라고 적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는 세상에 없다. A는 '처음 뵈었을 때 호칭을 뭐라고 할지 몰라 '국어 선생님의 친구니까 똑같이 선생님이라고 부를까요?'라고 물어봤을 때 밝게 웃으시던 모습이 너무 아른거린다'면서 '박지선 선생님의 8년 전 그 사랑이 아니었으면 나는 이 자리까지 오지도 못했을 거다. 사춘기 시절 누구보다 힘이 되어 주셨던 선생님이 너무 보고싶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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