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폭로는 언어로 인격을 말살한 수준이다. 그래서 더 소름 돋는다.
최근 배구계에서는 학교폭력, 즉 '학폭'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작은 여자배구의 흥행을 이끌던 이재영과 이다영 자매의 학폭이다. 이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과거 학교폭력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엄청난 후폭풍에 휩싸였다.
여기에 남자배구 또한 학폭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OK금융그룹에서 뛰고 있던 송명근과 심경섭이 학교 폭력의 가해자였다는 점이 드러난 것. 결국 대한민국배구협회는 학교 폭력에 가담한 선수들에게 무기한 국가대표 선발 제외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향후 지도자 자격도 박탈된다고.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학폭 논란에 배구계는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프로스포츠에 비해 역사가 짧은 프로배구는 단기간 안에 급성장했다. 프로농구를 제치고 동계 인기 프로스포츠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여자배구의 경우 남자배구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이런 가운데 학폭 논란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것.
문제는 학폭 논란이 여기서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신입 프로여자배구 선수 학폭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지금까지 거론된 학폭 가해자들은 모두 프로 생활을 제법 한 인물들. 하지만 이번에는 신인 선수를 지목했다. 또다른 학폭 사례라는 이야기다.
한 구단에 입단한 여자 배구선수에게 학폭을 당했다는 작성자는 가해자에 대해 "내게 트롤이라고 하고 다 들리게 '걔는 왜 사냐 죽지' '죽으면 제 장례식장에서 써니 춤을 춰주겠다'라고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 웃으면서 이야기했다"라고 폭로했다. 언어적 폭력이 심각했다는 뜻.
이 선수가 프로에 가자 피해자는 해당 배구단에 연락을 했다고. 하지만 그는 일주일 동안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후 그는 가해자의 부모님에게 연락이 왔다면서 "대충 얼버무려 사과를 했지만 '내 딸이 배구를 그만 두면 너의 마음이 편하겠니, 너의 공황장애가 사라지겠니'라는 말을 덧붙였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딸의 죄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다"라면서 "가해자와 그 부모는 단순한 다툼이었다며 배구단 측에 이야기를 하며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해당 배구단 역시 "자신들은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니 대면을 해서 합의를 보라"고 했다는 후문.
피해자는 "당시 내가 썼던 글들은 가해자들이 다 찢어 놓았다"면서 "지금은 교과서에 적힌 내 심정과 고민 글쓰기 시간에 적었던 괴롭힘에 관한 글들, 그리고 몇 년 간 심리치료를 받은 게 남아있다. 배구단 측의 태도 또한 2차 가해가 돼 나를 괴롭힌다. 이 글을 본 가해자들은 평생 죄책감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 따돌림과 괴롭힘은 절대로 정당방위가 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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