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운전 중 급발진으로 인한 사고를 4번이나 겪었음에도 회사 측이 결함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4번이나 죽을 뻔한 저희 아빠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40년 무사고에 경찰청장 표창장까지 받은 개인택시 기사의 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기름값을 아끼려고 전기차로 바꾼 것이 우리 가족을 이렇게 힘들게 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고 운을 뗐다.
청원인은 "(전기차로 바꾼 후) 20개월 동안 4차례나 급발진을 겪었다"며 지난해 10월부터 가장 최근인 지난달 30일까지 계속해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적인 사정으로 차를 바꾸지도 못한다"면서 "아빠는 두렵지만 가족을 위해 계속 운전대를 붙잡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럼에도 자동차 회사 측은 모르는 일이라며 이를 외면한다. 그 결과 모든 사고 비용은 우리 가족이 부담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는 단 한번도 전기차의 결함을 인정한 적이 없다고 한다. 100% 운전자 과실이라더라"며 "소비자 탓으로 돌리는 기업. 저희 아빠와 가족인 힘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와함께 가장 최근 일어난 급발진 사고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이 사고는 지난달 30일 대구 수성구 만촌네거리에서 무열로로 진입하면서 벌어진 것으로, 당시 차량에는 청원인의 부모가 함께 타고 있었다.
청원인은 "1.5㎞를 급발진으로 달렸다"면서 "그날 언니와 나는 부모님을 잃을 뻔했다.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공개한 영상을 보면 문제의 차량이 갑자기 굉음을 내며 질주한다. 차량에 타고 있던 청원인의 어머니는 "왜 이러냐. 왜 이러냐. 주여,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하는 등 급박한 상황이 그대로 담겼다.
청원인의 아버지이자 운전자는 "브레이크가 안된다"면서 차를 세우기 위해 우측 인도 경계석을 들이받았다. 결국 차량은 1.5㎞를 질주한 뒤 도로 가로등을 들이받고서야 겨우 멈췄다.
SBS의 지난 10일 보도에 따르면, 청원인의 어머니는 갈비뼈가 골절됐고 차는 타이어 고무와 축이 완전히 끊어진 채 심하게 부서졌다.
청원인은 "전기차 급발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소비자에게 올바른 대처를 해달라"고 목소리 높였다.
한편 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운전자 부주의라고 하기엔 말도 안된다. 저 긴 시간 동안 브레이크 안 밟은 사람이 있겠냐", "모범택시 기사라서 살았다. 일반 시민이었으면 사망하고 운전미숙 처리됐을 것", "베테랑 경력자니까 당황하지 않고 차 멈추려고 노력한 것" 등의 반응을 보이며 전기차 회사 측의 합당한 조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해당 청원은 15일 오후 2시 기준 3243명이 동의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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