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당초 55~59세 연령층을 대상으로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6일간으로 예정됐던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사전예약이 ‘물량 부족’으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해당 연령층들은 "다 접종 할 물량도 없으면서 예약을 받다니 (정부에게) 완전히 사기당한 기분"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정부는 당초 지난 9일 "55~59세 연령층의 사전예약은 오는 12일 0시부터 17일 오후 6시까지 6일 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전예약은 신청 시작 15시간 30분 여만인 지난 12일 오후 3시 30분 돌연 중단됐다. 확보한 백신 물량이 조기에 소진됐다는 이유다.
12일 기준 모더나 백신 잔량은 80만7300회분으로, 40만명 정도가 접종할 수 있다. 여기에다 이달 중 추가로 들어올 예상 물량을 계산해 당국은 예약을 받았는데 순식간에 동났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예약 중단 시점 기준 185만명이 예약했다고 한다.
사전예약 대상인 55~59세 연령층은 약 352만여명으로, 당국이 이달 중 추가로 들어올 예상 물량을 고려했다고 해도 턱없이 적은 물량으로 예약을 진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전예약 대상자임에도 예약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한 50대 남성은 "사전예약 사이트 서버가 다운 됐다고 했으니까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잘못됐다"며 "백신 또 제대로 공급 안 해놓고 난 뒤에 한꺼번에 나눠준다고 하니까, 쇼하는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예약에 성공한 또 다른 50대 남성은 "당일 새벽 12시에 접속을 했는데 이미 30만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며 "결국 동년배 10명 중에서 나를 포함한 2명만이 예약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나마 나는 성공해서 화가 나는게 덜 하지만, 실패한 주변인들은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며 "이들은 정부가 국민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고 있다며 분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예약 중단 사태와 관련, 정부가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건 커뮤니케이션 에러다. 애초에 정부가 180만회분이 확정됐다고 미리 얘기를 하고 예약을 진행했으면 큰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데 정부는 그 부분을 얘기하지 않고 300만명 정도가 예약하게 만들어버렸다"고 비판했다.
물량이 부족함에도 예약을 진행한 이유에 대해선 "과거 60세부터 74세 연령층이 백신 예약을 진행할 당시에는 일주일 동안 반도 예약을 안 했다"며 "50대가 이렇게 광적으로 예약을 할 거라고 생각을 못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럼에도 정부의 대처가 너무 안일했다며 "신중해도 너무 신중해서 탈"이라고 지적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이번 사태는 정부의 '커뮤니케이션 미스'라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정부가 우리나라의 높은 예약률과 접종률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행정적인 묘를 발휘했다면 58세와 59세, 딱 두 년도만 찍어 180만명을 맞출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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