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30일 통일부가 배포한 2022년 달력에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생일 등이 표기된 것을 두고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퍼주기도 모자라 아예 기념일까지 챙겨주자는 말인가"라며 비판했다.
황규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코로나19로 신음하는 우리 국민들 마음 보듬을 시간에, 북한 기념일을 챙기는 통일부를 보며 '대체 어느 나라 정부냐'는 말이 절로 나올 지경"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황 대변인은 "연평도 해역에서 우리 공무원이 피격됐지만 아랑곳없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승인하고 실효성 없는 북한 관련 가짜뉴스를 잡겠다는 예산을 편성한 통일부"라며 "언젠가부터 대화 및 교류라는 본래의 목적을 망각한 채 현실을 외면한 일방적 구애만 하고 있다"고 했다.
황 대변인은 "통일부의 황당한 달력 배포는 결국 이 정권이 4년간 그렇게나 당하고서도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증거"라며 "해당 달력의 전량 회수는 물론 관련자 문책, 나아가 이인영 장관의 사과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임태희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상황본부장도 통일부가 제작한 내년 달력에 '김일성 생일', '김정은 생일', '조선인민군 창건일' 등이 기재된 점을 두고 이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임 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남북관계에 대해 걱정하는 국민을 위해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이 장관은 깨끗이 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본부장은 이어 "업무수첩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는데 2021년까지 업무수첩엔 이런 내용(김일성 생일 기재)이 없었고 2022년도 수첩에 처음 들어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의 지침이 아니면 이런 일이 일어나기 어렵다"며 "도대체 어떤 심경, 배경으로 업무수첩에 4대 국경일을 빨간색으로 해놓은 것인지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통일부는 이와 관련해 '업무 참고용'으로 제작된 것이라며 비난에 유감을 표했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31일 브리핑에서 "통일부 달력은 이번 정부뿐만 아니라 예전부터 통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남북관계 관련 업무에 참고해야 할 북한의 주요 일정 등을 담아 내부 참고용으로 제작해 오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이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 없이 일방적으로 비난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 통일부 제공,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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