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거면 애초에 발을 들이지 말았어야 했다.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의원실이 과거 자리를 떠났던 9급 비서관을 다시 8급 비서관으로 복직 시켰다가 면직 처분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특히 당시 비서관이 떠났던 이유가 전 여자친구와의 성관계를 불법으로 촬영해 사과문까지 남겼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최근 복수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얼마 전 유기홍 의원실은 9급 비서관이었던 A씨를 8급 비서관으로 복직시켰다. A씨는 지난해 12월 해당 의원실을 떠났다가 약 7개월 만에 다시 돌아왔다. A씨는 유기홍 의원실에서 다시 비서관으로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복직됐다고.
하지만 그가 떠난 이유를 살펴보면 논란이 일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 12월 A씨의 전 여자친구인 B씨는 자신의 SNS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내용은 A씨가 불법촬영을 했다는 폭로였다. B씨는 "A씨는 내가 불법촬영 및 유포로 인한 트라우마가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성관계 중에 촬영을 요구했다"라면서 "대답하지 못하자 재차 동의를 요구해 촬영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B씨는 A씨에 대해 "사전동의 없이 성관계 중 갑작스럽게 타인과 전화를 연결해 통화를 요구하고 성관계 상황을 중계했다"라면서 "트위터 공개 계정에도 나와 성관계한 내용을 허락 없이 구체적으로 업로드했다"라고 적었다. 불법촬영에 상대에게 수치심까지 줬다는 이야기다.
그러자 A씨는 사과문을 올렸다. 서울대 부총학생회장 출신인 A씨는 자신의 SNS에 "전 여자친구 B씨와 성관계 도중 명시적 동의 없이 사진 촬영 등의 잘못을 저질렀다"라면서 "물어봐도 침묵한 것을 멋대로 동의라 간주했고 연인 사이에 젠더 권력의 위계가 작동한다는 점을 간과했다.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반성한다"라고 적었다.
이후 A씨는 유기홍 의원실을 떠났지만 약 반 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심지어 A씨는 8급으로 승진해 복직됐다. 그러자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비난이 일었다. 사과문을 썼다고 하지만 범죄 행위와도 유사한 불법촬영 등을 한 인물이 비서관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
유기홍 의원실 관계자는 "본인도 힘들어한 걸 고려해서 채용한 것"이라면서 "해당 비서관은 민·형사상 법적인 문제가 없고, 사과문에 이어 여자친구에게 각서까지 쓰며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두 사람 사이에 일이 마무리됐으니 복직에 큰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다.
이어 승진 복직 논란에 대해서도 "9급에서 8급으로 승진시켜준 게 아니라 최근에 8급 자리가 공석이 돼 그 자리로 복직시켰을 뿐"이라면서 "과거 일이 정리됐고 문제가 있었다고 보지 않아 복직이 됐던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일이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되자 해당 비서관은 재차 사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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