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을 맞아 어느 때보다 풍성해야 할 오징어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어획량 감소세를 보이고 있던 오징어지만, 올해는 더욱 어획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오징어 금어기를 2개월 가량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정은 나아지지 않는듯.
전문가들은 오징어가 사라진 이유로 '중국 어선'을 꼽고 있다. 북한과 중국이 지난해 5월 맺은 '수역 조업약정'이 한국에게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것. 이 약정으로 현재 중국 어선들이 북한 수역에서 조업을 하고 있다.
오징어는 남해에서 산란한 다음, 동해로 북상해 울릉도를 거쳐 북한, 러시아 연안까지 올라갔다가 가을에 동해안으로 다시 남하한다. 이후 겨울철 내내 성어기를 맞는 것.
하지만, 중국의 대형 어선이 오징어의 남하를 막고 있다. 여러 개의 낚싯대를 이용해 조업하는 우리나라 오징어 어선과 달리, 중국의 어선은 쌍끌이 조업으로 엄청난 양의 오징어를 포획한다. 북한에서 조업하는 약 1,000여척 가량의 어선들이 이 방식으로 조업해 오징어의 치어까지 포획하는 것. 결국 오징어가 한국으로 내려오지 못해 포획량이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제철을 맞아서 저렴해져야 하는 오징어의 가격이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23일 기준으로 포항수협의 오징어 1kg 산지 위판가는 8,831원. 지난해보다 8% 가량 상승했다.
한편, 국내 여러 대형마트는 오징어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중국 어선의 무분별한 포획으로 오징어가 자취를 감춘 상황이다"며 "산지 곳곳을 다니며 저렴한 가격에 오징어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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