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 하던 놀이 '우리집에 왜 왔니'의 유래는 매우 섬뜩하다.
어렸을 적 동네 아이들과 모여 즐겨하던 놀이 중에는 '우리집에 왜 왔니'란 놀이가 있다. 여려명의 아이들이 두 편으로 나뉘어 손을 맡잡고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한 뒤 가위바위보를 해 한 명씩 데려오는 방식의 '우리집에 왜 왔니'는 흥겨운 노래와 함께 우리 머릿속에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일본에도 '우리 집에 왜 왔니'와 매우 흡사한 놀이가 있다고 한다.
일본에는 '하나이치몬메'라는 놀이가 있다. 한국의 '우리집에 왜 왔니'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며, 놀이를 하며 '노래'를 부른다는 점까지 같다.
일본 아이들이 '하나이치몬메'를 하며 부르는 노래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져서 분해 하나이치몬메
어떤 아이가 갖고 싶어
저 아이가 갖고 싶어
저 아이는 모르겠는데
상담해보자 하나이치몬메
그러자 하나이치몬메
언뜻 보면 "우리집에 왜 왔니"처럼 놀이 방식을 그대로 노래로 부르는 것 같지만, 일본의 일부 동요연구가들은 '하나이치몬메'를 인신매매에 관련된 노래로 해석하고 있다.
하나이치몬메는 꽃을 뜻하는 일본어 '하나'와 옛날 일본의 화폐 일문전(1원)을 뜻하는 '이치몬메'가 결합된 말이다. 합치면 "꽃은 일문전"이라는 문장이 되는데 여기서 꽃은 '소녀'를 비유적으로 가리킨 것이다.
결국 하나이치몬메는 "일문전에 팔린 소녀"라는 뜻이 되는 것.
'일문전에 팔린 소녀'라는 제목을 기반으로 하나이치몬메의 가사를 읽어보면 매우 섬뜩하다.
여러 딸을 가진 부모가 인신매매범을 찾아와 딸들을 세워두고 나누는 대화로 해석할 수 있다. "이겨서 기쁘구나", "져서 분해"는 딸의 가격을 두고 부모와 인신매매범들이 나누는 흥정으로, "저 아이가 갖고 싶어", "저 아이는 모르겠는데"는 인신매매범이 부모가 데려온 딸들을 살펴보며 나눈 대화로 해석된다.
'하나이치몬메'가 우리나라에 전파되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집에 왜 왔니"의 가사도 섬뜩한 부분이 있다.
'우리집에 왜 왔니' 노래에서 집에 온 이유는 '꽃'을 찾기 위함이다. 일반적으로 꽃을 찾으려면 '집'으로 가지 않고 산이나 들을 찾아야 한다. 따라서 집에서 찾는 '꽃'은 진짜 꽃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의미한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동요 '우리집에 왜 왔니'에는 2절이 존재한다. 우리집에 왜 왔니 2절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옆집아줌마 이리와 이리와 이리와
무서워서 못간다 못간다 못간다
가마솥쓰고 이리와 이리와 이리와
가마솥이 뚫어져 못간다 못간다
이불쓰고 이리와 이리와 이리와
이불 찢어져서 못간가 못간다 못간다
일본의 동요 '하나이치몬메'는 제목에 꽃이, 우리나라의 동요 '우리집에 왜 왔니'는 가사에 '꽃'이 등장한다. 똑같은 동작으로 하는 놀이에 똑같이 등장하는 '꽃'은 그 '의미'도 같을 확률이 높다. '하나이치몬메'처럼 꽃을 '소녀'로 해석하면 집에 꽃을 찾으러오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다.
현재까지 '우리집에 왜 왔니'의 정확한 기원에 대한 연구는 이뤄진 바가 없다. 만약 정말로 '우리집에 왜 왔니'가 '하나이치몬메'에서 유래된 것이라면 어렸을때 신나게 불렀던 "꽃 찾으러 왔단다"라는 가사가 섬뜩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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