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식 납품 압박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로 세상을 떠난 대표의 상중에도 막무가내 납품 압박은 계속됐다.
5일 중앙일보는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납품 업체 협력사인 H사는 지난 3일 숨진 대표 A씨의 장례식장에서 '기내식을 납품하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단독보도했다.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임시 공급처인 '샤프도앤코'의 협력사 대표 A씨는 기내식 대란 이후 납품 지연에 따른 부담과 스트레스에 지난 2일 오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직원들을 살뜰히 챙기던 A씨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자 직원들과 유가족은 황망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는데.
그러나 더 충격적인 것은 어느 거래처 업체가 전화로 전한 내용이었다. 이날 새벽에 이륙하는 항공기에 투입할 비즈니스석 기내식을 준비해 보내 달라는 지시였다.
직원 B씨는 "이 상황(상중)에 그런 말을 하면 어떻게 하냐"고 따졌지만 이내 다른 직원에게 "심야조 7명을 투입하라"는 지시를 해야만 했다.
어느 업체로부터 연락이 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회사 대표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직원들은 기내식 준비에 밤을 새야만 했다.

B씨는 “지금 상(喪) 중이라 안된다고 했는데 막무가내로 요구해 어쩔 수 없었다”라며 “요구하면 맞춰줘야 하는 게 우리 하청업체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숨진 A씨 유가족에 따르면 아시아나 측과 기내식 공급 업체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음에도 물량을 동시다발적으로 준비하라는 무리한 요구를 했다.
또 하루 3만명 분에 달하는 기내식을 준비하기에는 샤프도앤코가 제공한 장소가 너무 협소했고 필요한 기물과 식품 원자재들도 턱없이 부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내식이 늦게 공급되면 지연된 시간에 따라 납품 금액을 깎는다'는 내용이 계약 조건에 포함돼 H사와 A씨가 감당해야 했던 부담이 더 컸을 걸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일반적으로 쓰이는 표준 계약일 뿐이다"며 불공정 계약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기내식 대란'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아시아나항공 측의 입장 발표가 있었지만 정작 정상화를 위해 물량을 맞춰야 하는 하청 업체가 견뎌야하는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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