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 시 최대 50%까지 재산 분할을 받을 수 있는 요즘 추세와 달리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은 이부진 호텔 신라 사장 재산의 1%도 못 받게 됐다.
서울고법 가사2부(김대웅 부장판사)는 26일 이 사장과 임 전 고문의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두 사람은 이혼하고, 재산분할을 위해 임 전 고문에게 141억여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근 이혼 소송 시 재산 분할 문제에서 상대편 배우자의 몫을 높여 잡는 추세와 달리 임 전 고문이 인정받은 재산 분할 규모는 141억 원. 1조 7천억이 넘는 이 사장 재산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0.9% 정도에 불과했다.
바로 상속이나 증여 등으로 얻은 재산을 제외하고 '공동 형성 재산'만 재산 분할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 사장의 재산 중 대부분은 삼성물산과 삼성SDS 등 그룹 관련 주식으로 삼성물산 지분 5.51%, 그리고 삼성SDS 주식 3.9%이다.
한때 2조 원가량 됐던 이 지분의 가치는 26일 종가 기준으로 1조 5,416억 원 정도로 계산된다.
그런데 이 삼성 주식은 이미 결혼 전에 부친인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자금이다.
이혼 전문 변호사들에 따르면 결혼 전에 형성된 재산이나 결혼 후 한 쪽이 상속이나 증여 등으로 취득한 재산은 특유재산이라 해 원칙적으로 재산 분할 대상이 되지 않는다.
삼성 주식을 대부분 제외하고 평가한 나머지 이 사장의 재산을 법원은 700억 원 정도로 본 것으로 추정된다.
또 두 사람의 별거가 오래됐다는 점도 법원이 임 전 고문의 재산 기여도가 크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
두 사람은 1999년 결혼해 혼인 기간이 20년에 달하지만, 혼인 몇 년 뒤부터 관계가 악화해 별거 기간이 절반이 넘는 10~11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재판 과정에서 이런 부부 관계를 설명한 뒤 임 전 고문의 재산 기여도가 크지 않다는 점을 주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이 사장 측이 승소하면서 총 재산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141억을 재산 분할해야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다만 1심 재판에서는 평가 재산을 570억 원 정도로 봤는데 1심 이후 2년여의 세월이 지나면서 이 사장의 재산이 증가하면서 분할 대상 재산도 늘어났다.
여기에 2심 재판부는 재산 분할 비율을 1심의 15%에서 20%로 다소 올렸고, 이에 따라 재산분할 규모는 141억 원으로 결정됐다.
이번 판결에 대해 이 사장 측 변호인은 "재판부에 감사한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임 전 고문 측은 판결에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임 전 고문의 대리인은 "우리 쪽 입장과는 다른 부분이 많아서 (판결에) 여러 의문이 있다"며 "아직 판결문을 받지 못했는데 상고 여부 등은 판결문을 보면서 임 전 고문과 상의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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