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익숙한 장면인데 낯설게 느껴진다.
일본판 '짱구는 못말려'로 알려진 '크레용 신짱'에 익숙한 장면이 등장했다. 지난 12월 19일 TV아사히를 통해 방송된 '크레용 신짱'에서는 수지라는 여자아이 캐릭터가 짱구를 만나기 위해 낙하산을 타고 날아가는 장면이 그려졌다. 수지는 짱구의 집에 거의 다온 와중에 짱구 집의 나무에 낙하산이 걸리고 말았다.
수지는 낙하산에서 쉽게 내려오지 못하는 상황. 그 때 짱구가 나타났다. 수지는 결국 낙하산에서 떨어졌고 짱구는 밑에서 수지를 반짝거리는 눈으로 쳐다보다가 떨어지는 수지를 받아줬다. 그리고 수지와 짱구는 서로 폭 안긴 채 묘한 눈빛을 주고받는다.
알고보니 이 장면은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패러디한 것. 드라마 초반에 재벌집 딸인 윤세리(손예진)가 패러글라이딩을 타던 중 불의의 사고로 북한으로 날아가게 된다. 윤세리는 나무에 걸린 채 정신을 잃다가 깬다. 이 때 등장한 것이 해당 지역을 수색하고 있던 북한군 중대장 리정혁(현빈)이었던 것.
이 때 윤세리는 나무에 걸린 채 리정혁에게 "살려달라"고 하다가 나무 위에서 떨어진다. 이를 리정혁이 받아내면서 두 사람의 운명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드라마 이름이 '사랑의 불시착'인 것을 감안했을 때 이 장면은 해당 드라마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 결과적으로 '크레용 신짱'이 '사랑의 불시착'을 패러디한 것이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사랑의 불시착'이 대유행이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3차 한류를 이끈 주역이 바로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평가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과거 인터뷰에서 "우리가 만났던 많은 일본 정치인들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랑의 불시착' 애청자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특히 '사랑의 불시착'은 혐한을 무너뜨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과거 일본 혐한 소설가로 유명한 하쿠타 나오키는 자신의 SNS에 "친한 편집자가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한류 드라마가 재미있다고 하길래 '날 놀리는 거냐. 쓰레기 한류 드라마 같은 걸 볼 리가 없잖아'라고 일갈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속는 셈 치고 한 번 보라고 해서 넷플릭스로 봤는데 빠졌다"라면서 "'사랑의 불시착'은 설정이 황당하고 심각한데도 코믹한 엉터리 드라마라 1회에는 이게 재미있나 싶었는데 어느새 빠졌다. 죄송하다. 한류를 얕잡아 보고 있었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한국을 혐오하는 막말을 해오던 소설가가 이런 고백을 했던 것.
그렇기에 일본에서는 '사랑의 불시착'에 대한 인기가 뜨겁다. 얼마 전 '사랑의 불시착'에서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현빈과 손예진이 실제로 연애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자 일본에서도 현지 매체들이 일제히 현빈과 손예진의 소식을 전하고 열애설 뉴스가 주요 뉴스에 오를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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