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러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너무 태평한 것 아닐까.
중국이 계속해서 '파오차이'(泡菜)라는 표기를 강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 김치 제조 기업들에게도 이를 강요하고 있는 것. 만일 파오차이라는 표기를 지키지 않으면 현지에서 김치 관련 사업과 판매를 할 수 없도록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중국의 식품안전국가표준(GB) 때문이다. 중국에 수출하거나 중국에서 생산하고 판매하는 식품은 모두 GB 표기 방식과 생산 조건을 따라야 한다. GB는 한국의 김치를 포함해 여러 국가의 절임류 채소 식품을 파오차이로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채소 절임을 몽땅 파오차이로 묶은 것.
사실 중국의 파오차이는 우리나라 김치와 다른 음식이다. 파오차이는 산초와 각종 향신료, 그리고 중국 술인 백주를 넣고 끓였다가 식힌 물에 고추와 양파 등 여러가지 채소를 넣어 절인 음식이다. 제조법 자체가 김치와는 다르다. 오히려 피클과 유사한 면이 있다.
하지만 한국 김치가 많은 인기를 얻자 중국은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제 중국은 김치와 파오차이를 거의 같은 취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치를 중국어로 번역한 것이 파오차이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제 중국이 대놓고 '김치'라는 브랜드 대신 '파오차이'를 내세우겠다는 것.
문제는 GB의 식품 표기 방식이 강제 의무 사항이라서 최근 불거진 김치공정 논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 중국에서는 유튜버와 대사 등이 김치를 자국의 식품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CJ제일제당과 대상그룹 등 역시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표기해야 한다.
그래서 중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김치 관련 기업은 김치를 표기할 때 중국어로 파오차이를 표기한 다음 작게 영문으로 'KIMCHI'를 표기하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한민국 정부에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문제는 우리나라 정부가 의견 수렴에 나서겠다고 하면서도 정작 태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중국 GB에 따르면 '김치'나 'KIMCHI' 등을 파오차이와 병기하는 방식으로 표시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우리 고유의 것을 지켜도 모자랄 판에 병기를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네티즌들은 독도나 동해와 같이 김치 또한 민족의 자존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독도를 다케시마와 병기하거나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한다는 주장과 비슷한 논리"라면서 "우리나라 정부에서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강하게 비판을 하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와 대응을 해야하는 일인 만큼 농림축산식품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업계의 요구가 있는 만큼 우선 의견 수렴에 나선 뒤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 파오차이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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