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왜 한미연합훈련에 그토록 민감하게 굴까?
최근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면서 무력 시위 엄포까지 놓고 있다.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부부장은 "반드시 대가를 치를 자멸적인 행동"이라면서 "인민 안전을 위협하고 조선반도 정세를 보다 위태롭게 만드는 결코 환영받을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어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이 담화를 통해 한미연합훈련을 강도 높게 비판했고 10일 오후에는 남북 정상의 합의에 따라 지난 7월 27일에 복구됐던 남북 통신선도 다시 끊겼다. 청와대는 현재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북한의 행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실 북한은 수십 년 전부터 우리나라와 미국이 연합훈련을 할 때마다 "북침 전쟁 연습"이라면서 민감하게 반응했다. 도대체 북한은 왜 한미연합훈련을 할 때마다 이런 반응을 내놓는 것일까?
이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생각에서 비롯된다. 한국군과 미군은 연합훈련을 할 때 북한이 남한을 전면적으로 침공하거나 북한 내에 급변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를 가정한다. 먼저 방어에 대한 부분을 훈련한 다음 반격하는 시나리오를 준비해 훈련한다.
북한은 이러한 한국과 미국의 훈련이 곧바로 침공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 훈련을 명목으로 병력들이 각종 물자를 지급받고 집결한 다음 침공할 것이라는 공포감이 상당한 것이다. 그래서 북한은 수십 년 동안 연합훈련 소식이 들릴 때마다 맞대응 훈련을 하고 전시에 준하는 경계태세를 발동해왔다.
그래서 1990년 당시 노태우 대한민국 대통령은 파격적인 제안을 하기도 했다. 그는 새해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훈련이 방어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북한에 아예 훈련을 참관하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국 국무부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도 북한이 반발하지 미국 국무부는 "한미연합훈련은 순전히 방어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라면서 "오랜 기간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인 의도를 품지 않고 있다"라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경제난과 맞물려 북한이 식량과 수해 복구, 코로나19 백신 등 각종 인도적 지원을 바라보기 때문에 더욱 강하게 발언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AP통신 측은 "북한은 미국에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때 한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한 역사가 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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