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만7000여명에게 고지된 종합부동산세(종부세)의 여파가 사흘이 지나도록 가라앉지 않고 있다. 껑충 뛴 고지서를 받아든 납세자들이 '징벌 과세'라며 위헌 청구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까지 보이면서다.
내년 종부세는 집값이 오르지 않더라도 50% 이상 뛸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까지 알려지며 부동산 시장에서는 주택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종부세가 고지된 후 공인중개업소들을 중심으로 2022년 종부세 고지에 대비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내년에 집값이 오르지 않더라도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및 공정시장가액 비율 증가에 따른 자동 상승률이 올해의 50%에 이를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서울에서 20여년 공인중개업을 해온 A 공인 대표는 "월요일(고지일) 이후 종부세 문의 전화가 오고 있다"며 "대부분 내년 종부세를 걱정하는 내용"이라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2주택 가구의 경우, 주택을 부부 공동명의나 한 명 명의로 몰아서 관리하는 것보다 명의를 한 가구씩 분산해 소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자이 84㎡와 상도더샾 84㎡를 소유한 다주택자는 올해 종부세로 6139만7862원을 내야 한다. 농어촌특별세(농특세)까지 더한다면 납부액은 8361만675원으로 상승한다.
반면 같은 주택을 부부가 각각의 명의로 한 채씩 소유한 경우에는 종부세액이 1365만7590원으로 다주택자 세액의 22.24% 수준까지 줄어든다. 농특세를 포함하더라도 2639만1744원으로 다주택자가 납부해야할 세금의 31.56% 수준이다.
다만 고령자가 주택을 장기 보유했을 경우에는 종부세 공제 혜택이 커지기 때문에 단독명의를 유지하는 게 유리할 수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종부세를 피하기 위한 다양한 편법도 나돈다. 대표적으로 '위장 이혼'이다.
서초구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혼하면서 1채씩 집을 나눠 가지면 증여세는 과세하지 않고, 양도세조차 비과세 혜택이 적용될 수 있다"면서 "세금 문제로 고민하는 황혼 부부에게는 이혼이 가장 확실한 선택지"라고 했다.
다만 "가끔 문의가 오곤 하지만 국세청이 마음만 먹으면 적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하지는 않는다. 좋은 방법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우 팀장은 "기본적으로 다주택을 보유하는 것은 보유세 부담이 점점 커진다는 점과 현금 흐름까지 고려하면 바람직하지는 않다"면서도 "그런데도 다주택을 유지하고 궁극적으로 상속·증여세까지 고려하는 입장이라면, 증여를 고려하는 게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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