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 여성 게임 유저가 자신의 아버지와 동갑인 한 남성 유저로부터 소름 끼치는 메시지를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여성 유저 A씨(21)는 지난 2일 한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에 '나만 소름 끼치고 토할 것 같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에 따르면 A씨는 게임을 하다 친해진 4명과 음성채팅 대화방을 개설해 함께 게임을 즐겼다. 그러던 중 남성 유저 B씨(52)에게 부담스러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A씨는 "B씨가 도와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도와준다. 대화할 때마다 싸한 게 느껴졌다"며 "내게 '남자친구 있냐', '연애해야 한다', '경험 있냐'고 물어봤다"고 토로했다.
이어 "단순히 친해지려는 의도가 아닌 게 보여서 역겹다. 겉으로는 친해 보이지만, 매일매일 힘들다"면서 4명이 모여있는 대화방도 나갔다고 밝혔다. 그러자 B씨가 따로 연락해 장문의 메시지를 남겼고, A씨는 이를 갈무리해 공개했다.
공개된 메시지에서 B씨는 "정말 마음 돌릴 생각이 없는 거냐. 나름 마음 고생이 있었겠지만, 우리 멤버 중 누구 하나 네게 일부러 상처 주고 힘들게 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B씨는 "같이 즐겁게 게임을 하던 동료이자 친구가 갑자기 사라져버리니까 허무하다"며 "솔직히 원망스럽기도 하다. 왜 이렇게 가슴 한쪽이 뻥 뚫린 것처럼 마음이 공허하고 아픈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친구 이상으로 너를 좋아했던 것 같다. 솔직히 너무 속상해서 다 포기하고 싶다. 냉정하게 마음 다잡고 새로 시작하고 싶기도 한데, 네가 너무 그립다"고 했다.
끝으로 B씨는 "난 항상 네 편에서 마음 공감해주고 들어주고 조언해줬다. 좋은 친구가 되고 싶었던 것뿐"이라며 "답변 한 번만 해줘라. 연락 없으면 더는 안 기다리고 부담 안 주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씨는 "이 사람 나이가 내 아빠랑 같다. 누가 보면 썸 탄 줄 알겠다"며 "게임하면서 잡담 나눈 게 전부다. 이런 메시지 또 와 있을까 봐 게임에 접속하기가 무섭다. 트라우마 생겼다"고 털어놨다.
또 A씨는 "난 아빠랑 친하다. 아빠랑 같은 나이 아저씨가 여자에게 관심이 있는 듯 (내게) 행동할 때 이 더러운 기분을 아냐. 편하게 게임 하고 싶다"고 했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구역질 나온다", "딸 같은 애한테 무슨 짓이냐", "징그럽다", "나이 먹고 뭐하는 짓이냐", "저런 메시지 받으면 게임까지 정떨어질 듯" 등 B씨를 비난했다.
한편 논란이 커지자 B씨는 해명 글을 올렸다. 그는 "A씨를 여자로 보지 않았다. 너를 여자로 본다 치더라도 내 취향은 아니다"라면서도 "50대 남자들은 20대 여자면 무조건 환장한다는 프레임은 대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사진] 픽사베이, 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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