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큐에 무려 211점을 낸 아마추어 당구선수가 뒤늦게 시선을 모으고 있다.
지난 6월 '2017 코리아 당구왕' 3차 대회에서 4구 부문 우승을 차지한 이기범(33) 씨가 그 주인공이다.
기범씨는 지난달 18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빌리어즈TV 스튜디오에서 열린 'VENTUS컵 2017 코리아 당구왕' 3차 대회 4구 부문 결승전에서 상대선수를 498:9라는 엄청난 점수 차를 기록하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물론 쓰리 쿠션(첫 공을 당구 쿠션에 3번 이상 부딪혀 다음 공에 맞춰야 하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4구 경기에서 50점 이상 하이런(한 큐에 다득점을 올리는 것)이 나오는 건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200점(아마추어 4구 기준 2천점)이 넘는 하이런은 아마추어 경기임을 감안해도 보기 힘든 일이다. 특히 기범 씨가 이날 기록한 498점은 이 대회 역대 최고 스코어였다.
기범 씨가 200점 넘게 고득점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빨간 공(적구) 2개를 한 군데에 몰아넣고 살짝 살짝 쳐가며 포인트를 올리는 이른바 '모아치기' 덕분이었다.
당시 대회에서 그는 거의 30분 가량 큣대를 놓지 않고 300점을 올리는 '모아치기' 기술을 선보였다.
더 놀라운 건 기범 씨가 프로 선수가 아닌 아마추어 선수이자 평범한 공무원이란 사실이다. 기범 씨는 현재 경남 밀양시청 주민생활지원과에서 주무관으로 일하고 있다.
고3시절 4구에 입문한 기범 씨는 시작 2년 만에 아마추어 기본 2천점을 달성할 정도로 당구에 뛰어난 자질을 보였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25살 무렵 당구를 접고 공무원이 됐다고 MK빌리어드와의 인터뷰에서 밝히며 "학창시절에 공친다고 부모님 속 썩였는데 당구로 부모님을 웃게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우승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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