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넬 대학에 다니는 한 한국인 대학생이 복장에 대한 지적을 받자 논문 발표 중 옷을 벗어버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코넬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레티티아 채(Letitia Chai) 씨는 지난 5일(현지 시간) '공적 행동: 일상 속의 행동'이라는 수업에서 논문 발표에 나섰다.
채씨는 발표하던 중 "억압적인 믿음에 맞서기 위해"라며 갑자기 신발과 상하의를 벗고 속옷 차림으로 섰다.(다음 영상 2분 42초부터) >>> 영상 보기
채씨가 이런 행동을 보인 이유는 며칠 전 담당 교수에게 옷차림에 대한 지적을 들었기 때문이다.
코넬대학 신문인 '코넬 데일리 선'에 따르면 해당 강의를 담당하는 교수 레베카 매거(Rebekah Maggor)는 며칠 전 논문 발표 사전 모임에서 채씨의 옷차림을 지적했다.
당시 채씨는 짧은 데님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매거 교수는 채씨에게 "(발표 자리에서) 그런 옷을 입으려고 하나? 반바지가 너무 짧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옷은 남자들이 발표 내용보다 네 몸에 시선을 두게 만든다"고 했다.
이에 당황한 채씨는 "누가 보기에 편안하라고 옷차림을 바꾸지 않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후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일부 학생들은 채씨의 편에 서서 교수가 부적절한 언급을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 유학생은 "적절하게 옷을 입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교수 편을 들었다.
채씨는 그 학생에게 "그래서 내가 도덕적으로 너를 불쾌하게 하고 있냐"고 따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여성 차별 뿐만 아니라 동양인 차별도 함께 가해진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채씨는 정식 논문 발표 자리에서 채씨는 입고 있던 옷을 벗는 항의성 퍼포먼스를 했다.
이 장면은 논문 발표장에 있던 사람들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라이브로도 생중계됐다. 채씨가 직접 페이스북 라이브를 진행했다.
채씨는 "한국에 계신 부모님도 영상을 봤다"고 했다.
파장이 커지자 매거 교수는 "학생들에게 옷차림을 강요하지도 뭐가 적절한 복장인지도 규정하진 않는다"면서도 "그저 스스로 잘 생각해보고 결정을 잘 내리도록 부탁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자리에 있던 학생들은 매거 교수가 공적인 발표 자리에서 프로다운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는 걸 말하는 과정에서 표현상 실수가 있었다고 했다.
매거 교수는 거듭해서 사과하면서 "여성의 짧은 반바지가 많은 문화적, 정치적 짐을 지우고 있다"는 걸 인정했다.
SNS에서는 해당 사건이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면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채씨가 용기있다며 칭찬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대응이라고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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