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카톡을 써요?"
최근 10대 중심으로 네티즌들의 모바일 메신저 사용에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10대들이 대부분 카톡(카카오톡)을 버리고 페메(페이스북메신저)로 이동하고 있다는 소식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경험담을 올리는 네티즌은 주로 10대를 조카나 자식으로 둔 30,40대 장년층.
카카오톡 일변도의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10대들의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소통의 단절이 발생하고 있다는 경험담이 계속 올라오는 상황이다.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세대간 소통이 이 때문에 더욱 가속화되리라는 건 쉽게 예상 가능하다.
10대 네티즌이 카톡을 버리고 페메로 이동하는 이유는 뭘까?
1.카톡, 얼마나 이탈 중인가
페이스북의 메신저 프로그램인 '페이스북 메신저'(이하 페메)는 현재 국내에서 500만 명이 사용 중이다.
카카오톡 사용자 약 3천만 명에는 한참 못미치는 수치.
그러나 이 500만 명은 불과 1년 사이에 2배 이상으로 급증한 수치며, 라인을 뛰어넘었다.
특히,13~24에 연령대의 사용자는 불과 2016~2017년 1년 사이에 50만 명이 카톡을 이탈해 페메로 이동했다.
카카오는 자체 조사 결과 지속적으로 사용자가 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닐슨코리안클릭 및 와이즈앱 등 여타 조사 기관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10대 중심으로 확연한 카톡의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카톡을 버리는 이유
카톡의 광고 푸시가 늘어나고 단톡방의 피로도가 커지면서 카톡에 대한 애정이 식었다는 점이 카톡이 이탈 원인으로 많이 거론된다.
그러나 10대들의 카톡 이탈 현상은 카톡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기성 세대들이 침입하지 못하는 소통 채널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단톡방을 만들면 선생님도 초대해야 하고 직장 상사도 초대해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한다.
그러다보니 또 다른 단톡방을 만들어 비밀 대화를 나누는데, 이 중 누군가가 불편해지면 또 다시 새로운 멤버로 단톡방을 만드는 악순환에 빠진다는 것.
또래 간 소통이 아주 중요한 10대 네티즌들에겐 이런 방식의 소통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게다가 페메는 3가지 점에서 10대들에게 적합한 소통 방식을 지원한다.
우선, 전화번호 기반이 아닌 페이스북 계정 기반이다. 즉, 스마트폰이 없는 친구와도 메신저가 가능하다.
둘째, 누가 온라인 접속 상황인지 파악할 수 있다. 카톡은 접속 여부를 알 수가 없어 메시지를 보내도 상대방이 언제 읽을 지 알 수 없지만 페메는 이것을 바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소통과 지연된 소통을 구분할 수가 있다.
셋째, 단체 메시지를 보낼 경우 누가 읽고 누가 안읽었는지를 구분할 수 있다. 때문에 내 메시지를 읽지 않은 친구에게 별도의 연락을 취할 수 있다. 반면, 카톡은 몇 명이 읽었는지만 알 수 있다.
3.페메가 딱히 이뻐서 쓰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카톡을 버리고 페메로 이동하는 것이 딱히 페메의 서비스가 더 뛰어나기 때문은 아니다.
페메는 카톡이 주지 못하는 몇 가지 편리함이 있긴 하지만, 그에 비해 기능의 에러가 거의 재앙 수준이다.
메시지를 보내도 상대방이 읽지 못하는 사고도 빈번하다.
그러나 한국의 10대 페이스북 사용율은 87%를 넘는다. 즉, 페이스북 계정이 없는 10대는 거의 없다는 것.
따라서 강제로 설치된 페이스북 메신저는 카톡이 아닌 다른 소통 채널을 고려할 때 가장 편한 대상이 됐다.
일부 분석가들은 페이스북의 이모티콘이 무료로 제공되거나 페메의 일부 기능이 카톡보다 좋다는 점을 거론한다.
그러나 이런 소소한 기능상의 우위 보다는 SNS 사용이 세대간 분리되어 있다는 점을 더 주목해야 한다.
즉, 10대와 20대는 대부분 페이스북 중심의 SNS를 쓰는 반면, 연령대가 높아질 수록 네이버 밴드와 카카오스토리의 사용률이 압도적이다.
10대 네티즌들이 기성세대들의 간섭을 피해 또래 간 소통을 원할 때 가장 쉬웠던 선택이 바로 페메인 셈이다.
4.미국에서도 벌어진 비슷한 현상
미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은 이미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10대들이 기성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페이스북을 떠나 '스냅챗(Snapchat)'으로 대거 이동 중인 것.
자신들의 사생활과 대화를 기성세대가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을 꺼려하는 성향은 한국이나 미국의 10대 모두가 비슷하다.
때문에 미국의 기성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페이스북을 떠나 스냅챗을 선택하는 것은 한국에서 10대가 카톡을 버리고 페메로 이동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판단된다.
현재 페이스북의 미국 10대 이용자는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며, 2017년에는 3.4%가 페이스북을 이탈했다.
콤스코어 등 미국의 주요 시장조사기관은 스냅챗의 미국 청소년들의 이용률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10대 중심의 소통 문화가 카톡을 벗어나 페메로 이동하는 현상은 앞으로도 당분간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페이스북 역시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메신저 프로그램의 용량 문제를 '라이트앱'을 출시해 해결하고 기능상의 에러도 꾸준히 개선하고 있어 향후 페이스북 메신저의 시장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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