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이 쓴 장문의 설리 추모 글이 네티즌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유아인은 16일 인스타그램에 설리를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으로 지난 5월 한 의류 브랜드 행사장에서 함께 찍었던 모습을 곁들였다.
글에서 유아인은 표현의 자유를 과감하게 표출하는 설리를 '영웅'으로 여겼다고 고백했다.
그는 “나는 그녀를 영웅으로 여겼다"면서 "(설리는) 개인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과감하게 표출하는 신세대의 아이콘. 퀴퀴한 골동품 냄새가 나는 지난날의 윤리강령을 신나게 걷어차는 승리의 게이머. 오지랖과 자기검열의 사이에서 방황하는 어린 양들을 구하러 온 천사”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녀가 마냥 좋았다. 천사 같은 미소는 물론이고 브랜드 행사장 같은 자리에서도 판에 박힌 가면을 뒤집어쓰기를 거부하는 그녀의 태도. 논란 덩어리인 내 허리 위로 겁 없이 손을 올리며 포즈를 취하던 당당함이 좋았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그럼에도 그녀는 ‘설리’라는 작자 미상의 가면을 쓸 수밖에 없던 깨끗하고 맑은 영혼의 소유자였다. 모두가 버거운 이름을 가진 존재로 살아가는 것처럼 설리도 그렇게 살았다. 한편으로는 누구도 가지지 못한 용기를 꺼내며 위대한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또 유아인은 “나는 때때로 그녀를 기만했다. 나는 그녀의 뒤에 숨은 대중이었다. 대중인 것이 편했다. 그녀가 넘나드는 어떤 경계 따위를 나 스스로도 줄타기하며 나는 그녀를 벼랑 끝에 혼자 두었다”고 했다.
유아인은 “그 존재를 내 멋대로 상상하고 오해하고 판단했다. 결사코 나 스스로 나를 의심하면서도 나는 그만큼 야비했다”라고 반성했다.
그는 “그녀는 환자 취급을 받아야 할 이유도, 영웅으로 등 떠밀려야 할 이유도 없다. 그녀라는 수식도, 설리라는 이름도 그의 전부가 아니다. 진리. 그리고 그 이름 너머의 존재. 자유를 향한 저항을 온몸으로, 자신의 인생으로 실천한 인간. 그리고 내가 아는 것보다 삼억배는 더 많을 진리의 진실. 그의 마음”이라고 했다.
유아인은 설리를 조문하러 장례식장에 다녀온 사실을 밝힌 뒤 “비겁한 사람들이라고 속으로 욕하며 못내 미워하던 어른들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들 가진 분들께 당부했다. 부디 회의에 빠지지 마시라고, 세상을 포기하지 마시라고. 지금의 슬픔을 우리가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함께 고민하자고 손을 잡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만간 또 해가 뜨겠지. 세속의 삶에 뛰어들어야겠지. 그러한들 무슨 수로 어제와 내일이 같을 수 있나. 존재하던 것이 사라진다면 없던 것이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라면서 “세상은 달라져야 한다. 달라질 것이다”라고 했다.
유아인은 사람들에게 “사랑하는 사람들의 염려가 죄송스러워 보내지 못하고 몰래 간직한 글을 여러분께 전한다. 싸우지 마시라. 탓하지 마시라. 부디 설리가 전한 진리를 함께 쓰자고, 여러분께 손 내밀어 부탁한다. 의심이 아니다. 미움이 아니다. 혐오도, 원망도 아니다. 사랑이어야 한다. 사랑으로 해야 한다. 누구라도 가진 마음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서로 위로해주자고 당부했다. 그는 “누구도 틀리지 않다, 누구도 잘못된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 최선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현재에 있다. 부디 탓하지 말고, 후회 말고, 반성하자. 그리고 다시 손 내밀어 마음을 열고 서로 위로하고 함께하자”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제 다시 볼 수 없는 설리를, 그 이름을 헛되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아인은 “사랑합니다”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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