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가 입장에서도 난감할 것 같다.
'택진이형'이라 불리는 김택진 대표이사가 이끄는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지난 24일 경우 상당히 의미심장한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엔씨소프트의 주식은 직전 거래일보다 3.24% 내린 44만 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 인해서 엔씨소프트의 시가 총액은 9조 8천억원대를 기록했다.
이는 충격적인 사실이기도 하다.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이 종가 기준으로 10조원 이하로 내려간 것은 2019년 3월 20일 9조 9,7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초를 생각한다면 정말 많이 달라졌다. 엔씨소프트는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 주식 시장을 대표하는 종목이었기 때문.
당시만 해도 엔씨소프트 주식에는 '황제주'라거나 '게임 대장주'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붙었다. 시가총액 순위가 우리나라 기업 14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당시 주식의 가격은 최대 104만 8천원이었다. 현재 주식의 가격을 생각해보면 무려 반 토막이 나버린 셈. 향후에도 고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실적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에서 1,09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봤을 때 무려 30.2%가 감소한 것. 신작인 '리니지W'의 하루 평균 매출이 62억원 가량으로 선전했지만 기존 게임인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하루 평균 매출이 10억원 이하로 급락했다.
올해 전망도 상당히 어렵다. 올해 3분기에는 '리니지W'가 미국과 유럽 출시를 앞두고 있고 4분기에는 신작인 'TL'이 출시될 예정이다. 결론은 상반기에 무언가 반등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없다는 것. 게다가 다른 게임들의 매출 또한 드라마틱하게 오른다는 기대감도 그리 낮은 상황이다.
여기에 직원들의 기존 연봉이 인상되고 '리니지W'의 해외 진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 등도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증권가는 엔씨소프트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는 곧 엔씨소프트가 주가를 회복하더라도 예전과 같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 난감한 곳이 있다. 바로 사우디 아라비아다. 사우디 아라비아 PIF는 해외의 유망한 기업들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는 곳이다. 이 PIF를 이끄는 수장은 바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아라비아 왕세자다. 이들은 2월 초 엔씨소프트의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했다가 손실을 보고 있는 중이다.
사우디 아라비아 PIF는 1월 26일부터 엔씨소프트 주식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결국 전체 주식의 6.69%에 달하는 146만 8,845주를 사들였다. 여기에 들인 비용만 무려 8천억원 가량이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내려가면서 이들은 2주 만에 1,5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택진이형'에 사우디 아라비아 왕세자까지 발목이 잡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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