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부터 공공요금인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동시에 인상되면서 서민들의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고물가가 지속되는 상황에 설상가상 공공요금마저 오르면서 일반 시민들은 물론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도 “참으로 먹고 살기 힘들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더욱이 6월이 채 가기도 전에 전국적으로 폭염경보가 내려지고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는 등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온 데다 7~8월 역대급 폭염이 한반도 전역에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측되면서 서민들의 고통은 극에 달할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에 “하필 1년중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7월에 요금을 인상하는 의도가 뭐냐. 참으로 잔인하다”라는 성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9일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7월1일부터 적용되는 3분기(7~9월) 전기요금의 연료비 조정단가가 5원 인상됐다.
이에 따라 4인 가구의 월 전기요금 부담은 1535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한국전력은 지난 4월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을 합쳐 ㎾h당 총 6.9원을 인상한 바 있다. 누적되는 적자를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다만, 한전은 7∼9월에 한시적으로 장애인과 유공자, 기초생활 수급, 차상위계층 등 사회적 배려계층 약 350만 가구를 대상으로 할인 한도를 40%로 확대하기로 했다.
전기요금에 이어 7월1일부터는 민수용(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요금도 메가줄(MJ·가스사용 열량단위)당 1.11원 인상돼 가구당 월평균 2220원 정도의 부담이 늘어나게 됐다.
언뜻 보기에 수치상으로 인상 폭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시민들과 자영업자 사이에선 에어컨 요금 폭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전 동구 가오동 거주 시민 A씨(48·여)는 “폭염과 열대야만큼 사람을 지치게 하는 것이 없는 것 같다. 중·고생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에어컨을 가동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물가 폭등으로 여름휴가도 쉽지 않은 데다 전기세 걱정에 ‘방콕’도 힘들다. 제발 물가 좀 잡아달라”고 하소연했다.
실제, 470㎾h(주택용 저압기준) 이상을 사용한 가정이라면 누진세가 적용되면서 15만원 이상의 전기요금을 내야 한다.
‘냉방완비’로 손님들을 맞아야 하는 음식점, 카페 등 자영업자들에게도 그야말로 ‘여름은 잔인한 계절’이다.
대전 서구 갈마동에서 40석 규모의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51)는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고 문을 열어 놓고 있으면 손님들이 그냥 나간다”며 “이제 좀 장사를 해볼 만한 상황이라 냉방비 생각 안 하고 싶다. 하지만 막상 전기요금 고지서 보면 후회될 것”이라며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이 일상 곳곳에 도미노 가격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종의 특성상 에어컨·냉장고 등 전기사용량이 많은 편의점은 물론 쾌적한 환경제공이 필수적인 스터디카페 등은 서비스 요금 인상 압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난방이 필요없는 여름철이라 다소 상쇄되기도 하지만 월평균 2220원 정도 오른 도시가스 사용료도 서민들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온다.
△외식비 △야채류 △라면 등 필수가공식품 △28일 기준 L당 2139원의 휘발유 가격 등 역대급 고물가 상황에서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도시가스요금까지 오르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5.4% 상승해 6%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이번에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동시에 인상되면서 물가인상 부담이 한층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안부용 대전소상공인자영업연합회장은 “일반 시민들도 고물가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이나 자영업자들도 첩첩산중 난관에 봉착했다”며 “단기 처방이 아닌 국내 경제 흐름 전체 판을 새롭게 짜는 정부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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