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역 한가운데에 솟아있는 700년 고목에 얽힌 비밀이 풀렸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보어드판다는 일본 카야시마 역 한가운데에 자리한 나무에 대한 미신 이야기를 전했다.
오사카 동북부에 위치한 카야시마역 한가운데에는 약 700살로 추정되는 거대한 고목 한그루가 있다.
카야시마 역은 1910년에 처음 지어졌는데 그 당시에는 나무가 역 바로 옆에 있었다.
그러다 1972년 인구 급증으로 당국은 카야시마 기차역을 확장하려는 공사를 하기 위해 이 나무를 베려고 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무를 베려고 나선 사람들은 모두 불운의 사고를 당했다. 가지 하나를 베어내려던 한 남성은 바로 다음날 고열에 시달렸고 몇몇 사람들은 나무 바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목격했다.
이런 사건들이 계속되자 나무가 저주를 내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퍼졌고 이 나무를 신성시하는 지역 주민들이 분노해 나무를 베지 말라고 항의하기에 나섰다.
이 사태에 결국 기차역 관계자들은 벌목을 포기하고 나무를 그대로 둔 채 기차역을 재정비하기로 했다. 관계자들은 나무를 빙 둘러 자리를 마련하고 나무를 기둥처럼 둔 채 그 뒤로 역을 확장했다. 또 나뭇가지가 뻗어나가는 공간만큼 여유를 두고 지붕을 덮었다.
이 공사는 1973년에 시작해 1980년에 끝났고 나무는 여전히 울창한 위용을 드러내며 카야시마역의 명물이 됐다.
정말 나무가 저주를 내려 벌목꾼들이 사고를 당한 것일까.
이를 저주보다는 나무가 내뿜은 유해성분으로 보는 보다 과학적인 주장도 나왔다.
지난해 8월 한국임업진흥원은 공식 블로그에 "큰 나무의 경우 성장 과정에서 생긴 밀폐 공간에 인체에 해로운 가스가 생길 수 있는데 바람 방향을 고려하지 않고 벌채하면 그 유독 가스를 흡입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했다.
이런 주장에도 나무를 신성시여기는 일부 현지 주민들은 작은 신사까지 마련해 섬기고 있다.
누리꾼들은 "자연물을 살리면서 건물을 증축한 게 훨씬 더 예쁘다", "기차역이 삭막하지 않고 산뜻해졌다" 등 자연과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는 카야시마 역에 호응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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