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억공간 철거에 대한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광장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서울시와 유족의 입장이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26일 오전 서울시 총무과장이 철거 관련 협조 공문을 들고 세월호 기억공간을 방문했지만 유족 측이 거부하면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돌아가게 됐다.
서울시는 2021년 10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광화문 광장의 구조를 바꾸는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새로운 광화문 광장에는 시민광장과 역사광장이 조성될 예정이다. 세종대로 사거리부터 광화문에 이르는 양방향 도로를 동쪽으로 모은 다음 시민들에게 광장을 돌려주겠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이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세월호 기억공간이 철거되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재조성 공사를 앞두고 지난 5월 유족 측에 세월호 기억공간에 대한 철거를 통보했다. 그리고 26일까지 기억공간에 있는 사진과 물품 등을 정리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이에 반대하면서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유족 측은 기억공간 보존에 관련한 논의를 위해 협의체나 태스크포스 구성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 측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고 유족 측도 "우리의 입장은 변함없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유족 측은 "공사 중에는 임시 이전할 수 있고 완공이후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취지에 맞게 위치는 충분히 협의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꼭 광화문 광장이 아니더라도 서울 시내에 기억공간을 대체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달라는 요구다. 반면 서울시는 내년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조성되는 국가 추모시설에 기억공간 기능을 이관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측은 "서울시에서는 가족들에게 전시물을 이관하고 반출되기를 협조 요청하는 문서를 갖고 왔으나 받지 않겠다고 해, 공문 요지를 구두로 말씀드렸다"면서 "세월호 기억공간은 철거할 예정이다. 최대한 몸싸움 없이 원활하게 되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울시 측은 세월호 기억공간에 대해 "설치 당시부터 공사 시행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정해진 것이다"라면서 "예정됐던 행정 처리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뒤엎을 수는 없다. 정해진 행정절차는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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