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군 장병을 대상으로 '노마스크' 정책 실험을 지시했다며 이를 '생체실험'으로 간주하고 비판에 나섰다.
청와대와 군은 '군 생활 정상화를 위한 방역지침 완화'를 검토한 것이라며 생체실험 비판을 반박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영 내 노마스크 실험' 문제를 두고 국방부와 질병관리청이 갈등한다는 소식을 듣고 논평을 냈는데, 나가자마자 추가 제보들이 들어왔다"며 "국방부가 질병청과 상의도 없이 추진 중인 '병사들 대상 노마스크 실험' 지시자가 다름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입수한 제보 내용을 공개하며 "대통령의 지시는 지난 8월4일 청와대에서 개최한 전군지휘관 회의에서 내려졌다"며 "문 대통령은 '집단면역의 효과, 변이 대응성, 치명률 등에 대한 관찰과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시범사례이자 연구사례가 될 수 있으니 방역당국과 협의하여 추진하라'고 전군 지휘관들에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K-방역 홍보를 위해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병사들의 건강과 안전을 걸고 사실상 '생체실험'을 지시한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즉각 국민들과 전군 장병들에게 대통령이 직접 사죄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들도 일제히 비판에 가세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최전방에서 주적인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가장 굳건하게 이 나라를 지키는 버팀목인 장병들을 대상으로 왜 집단 면역 실험을 하나"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조류독감이 돌면 일주일 내내 닭이 부대 급식으로 나오고, 구제역이 돌면 돼지고기 먹이고, 이제는 하다하다 코로나 집단면역 실험 대상이 돼야 하나"라며 "군인을 더 이상 욕되게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군 장병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군대에 간 것이지 '실험 대상'이 되려고 간 것이 아니다"라며 "군인 신분이라는 이유로 선택권도 없이 실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게 2021년 대한민국에서 가당키나 한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원 전 지사는 "더구나 군 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의 지시라는 주장을 들으니 더욱더 놀랍다"며 "군 통수권자로서의 자질 부족이다. 인권을 외치던 지난 날이 부끄럽지 않은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이러한 공세가 오해와 과장·억측이라며 적극 반박에 나섰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방송 인터뷰에서 "하 의원 주장에 상당히 오해가 많더라"며 "대통령은 93~94%에 이르는 (군인) 접종이 이뤄진 만큼 군 생활 정상화를 위한 방법들을 연구하고 시도해봐야 한다는 차원의 말씀이었다"고 말했다.
국방부도 이날 대변인실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군내 예방접종률이 94%에 이르고 그간 민간에 비해 강화된 방역지침으로 장병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영내 부대활동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기 위해 방역지침 완화를 검토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실험 등으로 표현하는 것은 군의 정상화 노력을 크게 폄훼하는 것"이라며 "특히 '생체실험'이라는 과도한 표현까지 쓰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 군과 숭고한 병역 의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의 명예를 심대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또한 높은 백신접종률의 효과, 변이 대응성, 치명률 등은 이미 보건당국에서 지속적으로 분석 중인 사항으로서 군의 정상화 과정에서도 모니터링 및 분석이 꼭 필요한 과학적인 사항"이라며 하 의원이 주장한 문 대통령의 관련 언급이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에 하 의원은 다시 페이스북에서 "청와대가 발뺌하다 뒤늦게 정상화 방안 운운하며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문제 발언의 핵심은 '군 집단면역은 집단면역의 효과, 변이대응성, 치명률 등에 대한 관찰과 테스트 할 수 있는 시범사례, 연구사례'"라며 "8월4일 전군지휘관 회의에서 대통령 지시 내용을 토씨 하나 고치지 말고 공개하기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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