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7월 '교통돋보기'에선 철도 기관실 내 CCTV 설치 여부를 두고 '인권침해'를 내세워 수년째 반대하는 코레일 노조를 이야기한 적 있습니다.
해당 논란은 2015년부터 진행됐는데요. 당시 저는 열차 탑승객의 안전을 보호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는 정부 측 주장에도 아직 관철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1년3개월이 지난 현재 기관실 내 CCTV 설치는 여전히 요원한 숙제입니다.
실망감을 더 높이는 것은 최근 국감장에서 공개된 철도 객실 내 CCTV 현황입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강준현 의원에 따르면 '기관실'을 제외한 열차객실 내 CCTV조차 설치 비율이 '0%'입니다.
종전 도시철도법엔 2014년 1월 이후 구매한 철도차량에만 CCTV 설치가 의무화됐기 때문인데요. 2020년 법 개정으로 기존 차량에도 CCTV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2021년이 불과 3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던 셈입니다.
이는 코레일이 관리하는 지하철 3·4호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그리고 ITX-청춘열차도 같은 상황입니다.
물론 모든 객실에 CCTV를 설치하는 일은 막대한 비용이 듭니다. 급하게 결정된 설치의무 규정은 재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지요. 게다가 코레일의 경우 코로나19로 한해 1조원 안팎의 적자를 보는 시기니까요.
그렇지만 CCTV는 고객의 안전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코레일과 함께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2호선과 7호선에 CCTV 설치를 100% 가까이 완료하진 않았을 겁니다.

상대적으로 재정적 여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론은 거짓입니다. 서울교통공사는 누적적자 탓에 올해 서울시의 구조조정안에 맞서 파업을 강행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되레 그런 입장임에도 고객안전을 위해 최우선으로 투자할 곳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인식했다는 점을 칭찬해야 겠지요.
따끔한 이야기를 좀 더 보태자면, 최근 5년간 코레일 열차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은 1714건에 달합니다. 폭력은 695건, 절도는 617건입니다. SR의 통계는 없었지만 객실 내 '안전리스크'는 비슷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사건들 속에서 만일 코레일과 SRT 열차에 CCTV가 설치돼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우선 범죄건수가 지금보다 크게 줄었을 겁니다. 성폭력과 폭행, 절도 모두 확실한 증언이나 증거, 증인이 필요합니다. 빈 객실에서 혼자 당한 일이라면 현행 열차에선 사실상 사후 정황증거와 본인의 진술만 남습니다.
만약 CCTV가 설치돼 있다면 증언과 증거, 증인 모두 영상 하나로 증빙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환기하자면 그렇게 중요한 CCTV가 지금도 고객들이 탑승하고 있는 열차의 객실에 없는 것입니다.
어쩌면 두 철도공기업의 '늑장' 대응은 고객의 서비스나 안전보단 조직의 사정과 노조의 인권이 우선이라는 '기관실 내 CCTV 결사반대' 사고와 맥락이 같습니다.
매일 같이 철도 안전운행을 신뢰하며 타고 내리는 승객들에게 코레일과 SRT가 법적인 강제력을 떠나서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하는 두 '공공기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봅니다.
[사진] 코레일, 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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