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한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우리나라 또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과거 일제 강점기 시절을 떠올리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연대를 보내기도 했다. 러시아와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감수하면서도 응원을 보낸 것.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우크라이나의 수도 명칭을 바꾼 것이었다. 지난 3월 우크라이나 대사 등은 한국 언론의 우크라이나 수도 표기를 키예프에서 키이우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키예프는 러시아식 표기고 우크라이나식으로는 키이우가 맞다는 것. 양 측이 전쟁에 돌입했기 때문에 민감한 사안이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표기가 바뀌었다. 키예프라는 표기 대신 키이우라는 명칭이 언론은 물론이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상당히 많이 등장했다. 그러자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명칭 변경 요청 이후 한국의 빠른 호응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우크라이나는 대한민국을 제대로 존중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독도다. 독도는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우리나라의 섬이다. 일본에서는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부르고 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의 주요 기관 표기를 보면 독도 대신 '다케시마'나 '리앙쿠르'로 표기하고 있다.
CBS노컷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교육 플랫폼 웹사이트에서는 10학년 지리 과목 일본 편에 지도를 수록하면서 독도를 다케시마라 부르고 동해는 일본해로 표기했다. 뿐만 아니라 독도와 울릉도 사이에 국경선을 그어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것을 더욱 명확하게 했다. 이곳은 민간 사이트일 가능성이 있지만 우크라이나 교육과학부의 '교육과정 사용 승인' 표기가 함께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 부처 사이트에는 독도를 리앙쿠르로 표현하고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했다. 리앙쿠르는 과거 서양이 독도를 부를 때 쓰던 명칭이다. 그나마 중립적인 표기라고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다. 리앙쿠르라는 표기는 독도가 영유권 분쟁 상태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
우크라이나 수도를 키이우로 바꾸면서 적극 환영의 뜻을 표했던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오히려 이런 문제제기가 들어오자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대사관 측은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국경선 범위 안에서 모든 국가의 주권을 존중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도저도 아닌 입장인 셈.
물론 전쟁 중인 것을 감안해야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주요 행정 기능은 별 문제 없이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우리나라에 연대를 부탁하면서 이와 함께 지원과 무기 공여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이런 태도는 대한민국 내의 여론을 악화시킬 뿐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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