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프로파일러 표창원이 대한민국 군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미제 사건인 고(故) 염순덕 상사의 피살 사건을 재조명했다. 해당 사건은 2001년 12월 경기도 가평에서 발생했으며, 염 상사는 군 간부 회식을 다녀온 후 다음 날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방송은 6월 26일에 방영된 181회 '특집 : 더 리얼 3부작'으로, 표창원이 이야기꾼으로 출연하고 MC 장도연, 위너의 강승윤, 배우 옥자연이 리스너로 함께했다.
표창원은 사건을 소개하며 “단언컨대 대한민국 최악의 미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사건 발생 당시 헌병대는 염 상사가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고 발표했으나, 사건 현장에서 500m 떨어진 지점에서 피 묻은 대추나무 몽둥이가 발견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후 헌병대는 강도 살인 사건으로 입장을 바꿨지만, 염 상사의 바지 주머니에는 현금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2025년 현재, 표창원은 “범인은 흉기를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감정이 폭발해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염 상사의 마지막 술자리에 있었던 군인 중 한 명이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염 상사는 회식 종료 직전 합류한 수송관 홍 준위와 기무부대 소속 이 중사, 마 중사와 함께 술자리를 이어갔으며, 밤 11시경 주점을 나서 홀로 귀가하던 중 40분 후 시신으로 발견됐다.
홍 준위는 당초 회식 멤버가 아니었지만, 염 상사를 마지막으로 목격한 인물로 지목됐다. 그러나 기무부대의 이 중사가 염 상사 사망 추정 시각에 홍 준위와 함께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알리바이가 성립됐다. 헌병대는 염 상사의 장례가 끝난 후 유족에게 위로와 진상 규명 대신 군인 아파트 퇴거를 통보했으며, 염 상사가 참석한 회식은 지휘관이 주도한 게 아니라며 순직이 아닌 일반 사망으로 처리됐다.
2016년, 미제수사팀이 사건을 재조사했으며, 김보현 형사는 “하나에서 열까지 순리대로 흘러간 게 없다”고 말했다. 재조사 과정에서 현장에서 발견된 담배꽁초 2점이 결정적 증거로 부상했으며, 국과수 분석 결과 한 점은 홍 준위와, 다른 하나는 기무부대의 이 중사의 DNA와 일치했다. 그러나 헌병대는 담배꽁초가 노래 주점에서 수거된 것이라며 경찰의 증거를 의심했고, 다른 브랜드의 담배꽁초가 다시 감정 의뢰되어 증거의 신빙성을 흔들었다.
홍 준위는 사건 당시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재수사 중 자신의 변호사에게 사건 현장을 찍은 사진들을 전송한 사실이 드러났다. 재조사 과정에서 또 다른 유력 용의자 기무부대 이 중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그의 휴대폰에서는 ‘살인죄 공소시효’ 검색 기록이 발견됐다. 경찰은 홍 준위를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2021년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2023년 국방부는 염 상사의 순직을 인정했지만, 국가보훈부와 군인재해보상심의회는 “직무와 연관된 사망으로 보기 어렵다”라며 여전히 염 상사와 유가족에 대한 합당한 예우를 거부하고 있다. 표창원은 국회의원 시절 유가족에게 “염 상사의 명예가 회복될 때까지 끝까지 동행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제작진과 함께 사건을 다시 살펴봤다.
최근 염 상사의 플로피 디스크를 복원해 결정적 단서를 찾아냈다. 그 안에는 염 상사가 사망하기 1년 전부터 군수 보급관으로서 ‘유류 재고 및 사용처 철저 점검’ 지시를 받았던 내용이 담겼다. 맹호부대 전직 군인의 제보에 따르면, 수송관 홍 준위가 기름을 빼돌리고 있었다는 내부 제보가 있었으며, 염 상사의 죽음은 이와 연관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표창원은 홍 준위를 직접 만나 유류를 빼돌리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그의 발언을 분석했다. 홍 준위는 ‘드럼통을 싣고 부대 밖으로 나간 적이 있다’고 말했다. 표창원은 “드럼통은 사건의 일부, 즉 비리 수단이 될 수 있는 단어를 처음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방송은 단순한 미제 사건 전달을 넘어 진실 규명을 위한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
방송 후 SNS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오늘 ‘꼬꼬무’ 대박이다. 표창원이 나온 이유가 있었네”, “가슴 찢어져”, “이 사건 진짜 재조명됐으면”, “24년이 지나서도 하나씩 증거가 나오는데 그때 왜 못 찾았을까”, “부인 분 배신감이 얼마나 크셨을까”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꼬꼬무’는 매주 목요일 저녁 10시 20분에 방송되며, 세 명의 이야기꾼이 스스로 공부하며 느낀 바를 각자의 이야기 친구에게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출처=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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