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레스쿠이에 주한 벨기에 대사가 옷 가게 직원을 폭행한 아내를 대신해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사과의 주체와 시기, 형식 등에서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오전 주한 벨기에 대사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벨기에 대사부인 사건 관련 보도자료'를 내고 "주한 벨기에 대사는 4월9일 벌어진 그의 부인에 관련된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그의 부인을 대신해 피해자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문으로는 "want to apologize on her behalf"라고 돼있어 '피해자에게'라는 표현은 없다.
대사관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녀가 한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도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주한 벨기에 대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코멘트하거나 인터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사관은 이어 "주한 벨기에 대사는 그의 부인이 가능한 한 빨리 경찰 조사받을 것임을 확인한다. 그러나 그녀는 지난주부터 지금까지 뇌졸중으로 입원 치료 중으로 현재 경찰 조사에 임할 수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전날 외교부는 벨기에 대사관의 패트릭 앵글베르트 공관 차석을 초치해 경찰 수사에 협조하고 국민 정서를 고려해 사과하는 것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과문도 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과문을 놓고도 네티즌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사과문이 사건 발생 후 2주 가까이 지나서야 나와 시기가 늦은데다 사과문의 어투가 반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문제를 일으킨 대사 부인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네티즌 D**********는 "그녀가 쇼핑하고 때릴 때는 건강해 보였는데 갑자기 경찰이 조사하려고 하니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고?"라는 댓글을 달았다. 다른 네티즌 J*****는 "계속 잘못 없다더니 외교부가 부르니 이제 말을 바꾼다"고 비판했다.
벨기에 대사 부인 A씨(63)는 지난 9일 오후 3시30분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옷가게에서 직원 B씨와 C씨를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옷가게에서 판매하는 것과 비슷한 옷을 입고 왔다가 매장을 둘러본 후 나갔는데 직원이 오해하고 A씨에게 옷의 계산 여부를 묻자 기분이 상해 직원을 폭행했다.
경찰은 피의자인 대사 부인을 조사하기 위해 출석을 요구했지만 병원 치료 등을 이유로 소환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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